매일신문

[인터뷰] 폴란드 쇼팽음대 모리토 총장

쇼팽이 탄생한 해인 1810년에 개교한 폴란드 국립쇼팽음악대학은 내년 개교 200주년을 맞는 세계 3대 음악대학 중의 하나로 평가받는 전문음악 교육기관이다. 쇼팽을 비롯해 유명한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파데렙스키, 20세기 후반 세계 작곡계의 거장 루토슬랍스키 등 많은 음악인이 이 학교를 거쳐갔다.

이러한 학교가 지난 1998년 계명대와 손을 잡은 이유는 뭘까? 국립쇼팽음악대학 스타니스와브 모리토(사진) 총장은 "1989년 한국과의 수교에 이어 1990년 첫 한국인 유학생인 이승선 계명대 교수가 오면서 계명-쇼팽음악대학의 물꼬가 터지기 시작했다"며 "이후 계명대 학생들의 우수한 실력이 입증되면서 우리도 큰 덕을 보고 있다"고 했다.

모리토 총장이 소개한 일화 하나. 얼마 전 서울 유명 사립대 출신의 한 여학생이 국립쇼팽음악대학 오디션에 참가했다. 오디션이 끝난 뒤 심사위원이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왜 한국에서 음악을 공부하면서 유명한 계명대가 아닌 다른 학교를 졸업했나요? 실력이 조금 부족해서인가요?" 이러한 질문에 여학생은 얼굴이 붉어졌단다.

모리토 총장은 지난해 10년이 된 계명-쇼팽음악대학의 성과가 괄목할만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 프로그램 수료자의 국제 콩쿠르 입상 실적을 보면 10년 동안 30여 차례의 국제 콩쿠르에서 입상하는 등 대단하다는 것이 증명됐다"며 "또 유럽 현지 교향악단에 취업해 연주활동을 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뮤지컬 가수, 한국 교향악단에 수·차석으로 취업하는 등 많은 교육적 성과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계명대가 유치한 국제쇼팽피아노콩쿠르 아·태 지역대회와 더불어 계명-쇼팽음악대학은 아시아와 유럽의 음악을 하나로 묶는 견인차적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며 "계명대 학생뿐 아니라 많은 한국 학생들이 국립쇼팽음악대학을 통해 음악의 본고장인 유럽에 진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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