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오염 알면서 낙동강물 마셔야 하는 대구

가정 공급 수돗물에서조차 기준치를 넘어서는 단계로까지 다이옥산 오염 사태가 악화됐다. 이 고약한 상황은 주말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돼 있기까지 하다. 상당수 시민들이 오염 사실을 알면서도 그 물을 마시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든 것이다.

이것은 분명 대구 상수도 공급체계에 존재할 수 있는 중대한 결함을 알리는 경고다. 낙동강에 원수 조달을 지나치게 의존하다 보니 빼도 박도 못하게 덜미가 잡힌 꼴이 된 것이다. 너무 많은 요소들이 낙동강물을 위협하는데도 그렇다. 2006년 7월의 퍼클로레이트 사고, 2008년 3월의 김천 코오롱 페놀 사건, 지난달의 고령 골재선 기름유출 사고 등 근래 문제된 물질들만 봐도 알 수 있는 일이다. 작년 10월 한 조사에서 대구 수돗물 수질이 전국 대도시 중 최악으로 나타났던 것도 원수에 불순물질이 많아 초래된 결과였다.

갖가지 오염사고로부터 시민을 보호하려면 응급으로나마 동원 가능한 취수원 다변화 장치가 필요하다. 그러나 공산호는 아예 상수원에서 제외시키려는 움직임까지 있어 왔을 뿐 아니라, 최근엔 그 상수도보호구역을 거의 전부 해제해 과연 수질보전이 가능할지 걱정이다. 가창호 또한 정수장 폐쇄가 예정돼 장기적으로는 상수댐으로서의 기능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가 하면 이미 7대 3 정도로 높은 낙동강 의존도는 대용량의 문산정수장 추가 가동으로 더더욱 높아질 소지가 다분하다.

구미지역 합섬업체들의 다이옥산 방류를 금해야 한다는 등등의 낙동강 대책과는 별도로 점검돼야 할 대목이 바로 이것이다. 대구시 수도정비 기본계획 변경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하니, 그 완성 기한을 늦추는 일이 있더라도 시민 안전 보장을 위한 더 깊은 고려를 선행시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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