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10년간 일자리 증가세, 다른지역 뛰고 대구경북 기고

일자리 창출에서 지난 10년간 전국의 다른 지역이 뛰어가는 동안 대구경북은 기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국에서 수도권 다음으로 대학이 많은 곳이 대구경북인데도 일자리 증가세는 굼벵이 기어가는 수준이어서 젊은층의 유출이 심해졌다.

28일 한국고용정보원의 고용보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을 기준으로 대구는 꼭 10년 전인 1998년에 비해 고용보험 가입자가 4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전국 평균 78% 증가에 비해 절반 수준인데다 증가 비율도 전국 꼴찌였다.

대도시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세를 보면 대전이 89% 늘면서 대도시 가운데 가장 많이 증가, '수도권의 남진 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광주는 80% 늘어나면서 2위였다. 그 다음은 서울(76% 증가)이었다. 인천은 52% 늘었고, 울산은 50%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국토 동남권이 상대적으로 다른 지역에 밀리면서 부산 역시 46%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세를 기록, 꼴찌 대구의 바로 앞에 섰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말 기준으로 고용보험 가입자 숫자를 보면 대구는 31만2천919명, 인천은 40만3천929명이었다. 인천이 대구보다 7% 정도만 주민등록상 인구가 더 많지만 고용보험 가입자 숫자는 대구보다 29%나 더 많았다.

대구는 대전(상주인구 147만·고용보험 가입자 22만6천48명)보다 인구가 100만명이나 더 많지만 고용보험 가입자 숫자는 8만6천여명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비율로 따지면 대전은 대구 인구의 60%에 불과하지만 고용보험 가입자 숫자는 대구의 73% 수준에 이르렀다.

도 지역의 고용보험 증가세를 살펴봤을 때도 경북이 밀렸다. 경북은 지난해 11월 말 현재 고용보험 가입자 숫자가 45만8천277명으로 10년 전인 1998년 말(28만1천656명)과 비교, 62% 늘어났다. 대구를 비롯해 부산·울산·인천 등 대도시 지역보다는 증가세가 높았지만 다른 도 지역과 대비해보면 꼴찌였다.

도 지역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인 곳은 충남으로 121% 늘었다. 대도시 중에서는 대전, 도 지역에서는 충남이 가장 높은 증가세를 시현함으로써 수도권이 남쪽으로 향진, '공룡화'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충남이 10년 만에 일자리가 2배 넘게 늘어나면서 전국 광역시·도 중 가장 높은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세를 보여준 것은 아산·탕정을 중심으로 한 삼성 LCD라인, 현대차 아산 생산기지 등 대기업 공장 설비가 급증한 때문이다.

충남 뒤로는 ▷경기 119% ▷전남 99% ▷제주 83% ▷충북 75% ▷강원 72% ▷경남 70% ▷전북 67% 등이 뒤따랐고 도 단위 지역의 맨 뒷순위가 경북이었다.

경북의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세가 다른 지역에 비해 떨어진 것은 전자와 철강산업이라는 양대 축 외에 새로운 신수종이 나오지 못한데다 차세대 LCD라인 등을 다른 지역에 뺏긴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대구종합고용지원센터장을 지낸 장화익 노동부 감사관은 "대구경북은 전국에서 수도권 다음으로 대학이 많은 지역이라 매년 엄청난 인재가 나오는데 지역은 이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도 지역의 각 기관들은 아직도 이 심각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 고용보험=노동자 고용안정사업 등을 위해 실시하는 사회보험제도. 노동자를 고용하는 모든 사업장은 고용보험 적용대상이다. 직장을 잃으면 고용보험 피보험자 자격을 잃게 된다. 공무원, 사립학교 교직원 등은 고용보험 가입 대상이 아니어서 고용보험 데이터를 통해 사기업 재직 노동자들의 변동 추이를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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