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정만화에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두 사람만의 관계가 아니라 사람들 간의 인연이었다. 얽히고설키는 삼각관계도 있을 순 있지만 이 만화에선 그런 관계는 중요시 하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과의 인연이 어떻게 각기 연인들에게 작용하는가 하는 것을 그리고 싶었다. 주인공 여섯 사람은 늘 서로에게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여준다. - 순정만화를 마치면서 중에서"
『순정만화 시즌 1.2.3』강풀 글·그림/문학세계사 펴냄/357쪽/각권1만2천원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그 표현이 너무나 웅장하고 인물 묘사가 뛰어나 전쟁 서사시로 분류되기도 한다. 이런 이유로 지금도 이 작품은 중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문학 작품으로 첫손에 곱힐 뿐만 아니라 학계에서 역사적. 문학적으로 중요한 연구대상이 되고 있다. - 역사책 삼국지에서 소설 삼국지로 중에서"
『만화 삼국지』이문열 평역. 이희재 만화/아이세움 펴냄/205쪽/8천500원
만화는 내게 있어서 늘 갈증에 가깝다. 어린 시절 좁고 어두운 만화방은 가난을 잊을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였다. 만화책의 주인공들은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상을 괴롭히는 악과 싸우는 정의의 사자였다. 내 삶의 많은 부분의 잣대가 된 것이 만화였다고 하더라도 결코 지나치지 않을지도 모른다. 강풀, 이희재 화백의 만화는 그 오랜 친구를 다시 만난 듯 기뻤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과거는 초등학교 운동장처럼 늘 작고 초라한 것이 되어가고 빛바랜 추억이 되기 마련이지만 문득 돌이켜보면 그 과거야말로 오늘을 만들어준 시간이 아닌가 싶다. 그래서 옛 어른들은 온고이지신(溫故而知新)이라 하지 않았던가. 순정만화 시리즈는 보는 내내 강풀이라는 젊은 작가가 가진 사람의 이해에 대한 깊이에 대해 놀라게 되는 작품이다. 특히 세 번째,『그대를 사랑합니다』는 박범신의 『주름』과는 또 다르게 나이든 이들의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보여 준다. 『주름』이 불꽃같은 사랑에 대해 말한다면 『그대를 사랑합니다』는 그야말로 묵은 김치처럼 깊고 그윽한 사랑을 이야기 한다. 어느 것이 옳고 그른 것이 아니라 강화백의 말처럼 인간과 인간 사이의 인연의 소중함이 담겨 있기에 보는 이로 하여금 눈물짓게 만든다.『만화 삼국지』는 이견이 있기 하지만 우리 시대의 최고의 작가로 불리우는 이문열이 평역하고 이희재 화백이 그린 것이다. 이미 여러 종류의 다른 만화 삼국지들이 나와 있긴 하지만 이 작품은 청소년들뿐만 아니라 나이가 든 사람들에게 삼국지라는 인간의 바다를 보다 쉽게 그 바다를 건널 수 있는 방법이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만화도 변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만화를 보는 시대에 종이 만화가 가지는 불편함은 오늘 날 신문이 가지고 있는 위기감과 다르지 않다. 하지만 어찌 아날로그가 가지는 여유의 가치를 소홀히 할 수 있단 말인가.
전태흥(여행작가 · ㈜미래 티엔씨 대표)
댓글 많은 뉴스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이재명 "TK 2차전지·바이오 육성…신공항·울릉공항 조속 추진"
이재명, 민주당 충청 경선서 88.15%로 압승…김동연 2위
전광훈 "대선 출마하겠다"…서울 도심 곳곳은 '윤 어게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