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화끈했던 대구 오리온스 '왜 무너지나'

대구 오리온스가 4라운드 들어 무너지고 있다. 지난 11월 프로농구 2008-2009시즌이 막을 올린 뒤 그럭저럭 버티던 오리온스는 4라운드에서 1승8패를 기록하면서 9위로 추락했다. 남은 시즌도 불투명하다. 오락가락하는 경기력을 고려하면 플레이오프 진출 마지노선인 6강 진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오리온스는 이번 시즌에만 3전 전승을 거뒀던 울산 모비스(22일 73대78 패)와 전주 KCC(24일 99대105 패)에 연패를 당했다. 26일 창원 LG전에서도 81대90으로 지면서 3연패에 빠져 있는 상황. 14승22패에 머물고 있는 오리온스가 5할 승률을 맞추려면 남은 18경기에서 14승을 거둬야 하는데 현재 상태로는 버거운 일이다.

오리온스가 부진한 것은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부족하고 단조로운 플레이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정규가 외곽 포를 터뜨리고는 있으나 여전히 슈터들의 득점 감각은 들쭉날쭉하고 골밑에 공이 투입된 뒤 빈 자리를 찾아 끊임없이 움직이는 모습도 자주 나오지 않는다. 부진한 선수가 계속 기용되는 등 신인 선수 기용으로 자극을 주지도 못했다.

게다가 외국인 선수를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음에도 돌파구가 열리지 않고 있다. 무릎 부상과 태업 등을 이유로 가넷 톰슨을 퇴출시키고 마이클 조이너를 데려왔다가 다시 딜리온 스니드로 바꿨고 꾸준히 활약하던 크리스 다니엘스를 원주 동부에 내주고 레지 오코사를 받았으나 오코사가 온 뒤에만 내리 3번 패하는 등 팀 분위기를 바꾸는 데 실패했다.

오코사는 크리스보다 빠를 뿐 아니라 활동 반경도 넓고 팀 플레이에도 능한 선수라고 평가되던 선수. 골밑 플레이 위주인 데다 발이 느린 스니드의 약점을 보완해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크리스와 마찬가지로 체력에 약점을 보이면서 지난 시즌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특히 수비와 리바운드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점이 아쉽다.

승패를 떠나 화끈한 공격 농구로 인기몰이를 하던 오리온스는 국내 선수들의 부진과 역할 분담 부족, 전술의 단조로움, 외국인 선수의 부조화 속에 재미와 성적을 모두 잃었다. 28일 모비스와 원정 경기를 치른 뒤 올스타전(2월1일)으로 인한 휴식기 이후 11일 전주 KCC전까지 팀을 재정비하지 못하면 2년 연속 플레이오프 탈락이라는 수모를 피하기 어렵다.

한편 27일 서울 삼성은 홈에서 안양 KT&G를 90대84로 누르고 3연승을 달렸고 원주 동부는 원정팀 서울 SK를 88대85로 꺾었다. 인천 전자랜드는 부산 KTF와의 홈경기에서 104대77로 이겼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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