夫人必自侮然後(부인필자모연후)에 人侮之(인모지)하며
家必自毁而後(가필자훼이후)에 人毁之(인훼지)하며
國必自伐而後(국필자벌이후)에 人伐之(인벌지)하나리라.
공자가 살았던 혼란스러웠던 춘추시대 때 노(魯)나라 저잣거리에는 아이들이 몰려다니며 다음과 같은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창랑의 물이 맑으면 나의 갓끈을 씻을 수 있고 창랑의 물이 흐리면 나의 발을 씻을 수 있다네(滄浪之水淸兮어든 可以濯我纓이요, 滄浪之水濁兮어든 可以濯我足이네)." 이를 들은 공자는 제자들에게 "들어보아라. 물이 맑으면 갓끈을 씻고 물이 흐리면 발을 씻는다는 것이니 이는 스스로 만든 것이다(淸斯濯纓이요, 濁斯濯足矣로소니 自取之也라)"고 말했다.
1백 수십여 년 후에 맹자는 이 때의 일화를 들어 "사람은 반드시 스스로 모욕한 뒤에 남이 그를 모욕하며, 반드시 스스로 무너뜨린 뒤에 남이 그 집을 무너뜨리며, 나라는 반드시 스스로를 멸망시킨 후에 남이 그 나라를 멸망시킨다"고 첨언했다.
청도군 이서면 서원리에 가면 유학자인 김일손(金馹孫)을 재제향한 자계서원이 있다. 그의 호가 '탁영'이다. 맑은 물에 갓끈만을 씻겠다는 유학자의 꼿꼿한 바람에도 불구 그는 안타깝게 무오사화로 목숨을 잃었다.
너나없이 어려운 때다. 이럴 때 일수록 서민들은 마음이나마 올곧게 지니고 살아야 할 것 같다. 적어도 자신에게 떳떳하면, 그 자존(自尊) 하나로 힘든 시절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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