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재무진단] 미혼 직장인의 고민, 적금 넣고는 있는데…

Q. 처녀·총각들이 새로운 소비 주체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잘 먹고, 잘 쓴다는 것인데요.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를 제대로 실현하고 있다고 보면 되겠죠.

그런데 여러분들은 개미와 베짱이 이야기를 잘 알 것입니다. 놀기 좋은 시절이라고 젊어서 펑펑 써대기만 한다면 결과는 어떻겠습니까?

직장 생활 3년차인 김홍석(가명·28)씨도 요즘 이런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또래 친구들보다는 열심히 살았습니다. 베짱이는 아니었는데요. 그는 나이에 비해 적지 않은 돈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그는 요즘 금리가 너무 낮아 고민이라고 합니다. 저축을 열심히 해도 돈이 크게 불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재테크 새내기 김씨는 이제부터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알아봤습니다.

A.

◆목표에 따라 투자기간과 상품 종류가 정해진다

직장 3년차인 김씨는 적지 않은 목돈을 모았다. 그러나 주변에서 과거 고금리 시대와는 달리 '얼마나 많은 돈을 저축하느냐'보다 '어떻게 저축하느냐'가 돈을 모으는데 더 중요하다는 말을 들었다.

포트폴리오를 잘못 짠 경우, 손해를 보지 않고 이를 조정하려면 대개는 몇년의 시간을 허비하게 된다. 그러나 김씨처럼 재테크를 시작할 때부터 잘 분산된 상품 포트폴리오를 짠다면 남들보다 한 걸음 앞서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우선 김씨의 최우선 재무목표는 4년 후 예정인 결혼자금. 그러나 김씨는 결혼을 할 때 부모님이 79m²(24평) 아파트를 장만해 주기로 했고, 결혼비용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결혼자금은 김씨가 재무설계를 할 때 고려대상이 아니다.

그 다음의 목표는 아파트를 넓혀가는 것과 40대 초반에 시작할 사업자금을 마련하는 것. 이 두가지 목표 중 아파트 확장은 결혼 뒤 3, 4년이 지나면 실행할 계획이고, 사업자금 마련은 지금부터 12, 13년 후에 필요로 하는 자금이다. 대략적인 목표가 설정되었다면 자산배분전략을 수립하면 된다. 다만 김씨의 경우 아직 결혼 전이라 자녀교육자금 등 좀 더 구체적인 재무목표 수립은 결혼 후 다시 한번 검토하기로 하고 지금은 장기적인 재무목표를 염두에 두고 금융상품을 선택하면 된다.

◆목표설정 후 개별상품을 선택하라

재무목표가 설정되면 투자기간도 결정된다. 김씨가 아파트 확장을 위해 필요한 자금운용기간은 7, 8년, 사업자금 마련을 위한 자금운용기간은 10년 정도가 예상된다.

따라서 김씨가 가지고 있는 목돈 6천만원은 장기적인 운용을 목표로 굴리는 것이 가능하다. 이 중 4천만원은 장기간 운용이 가능하므로 주식형펀드로 굴릴 것을 권한다.

만약 연 수익률 10%로 7년 동안 굴린다면 1억원을 거머쥐게 된다. 2천만원은 미처 예측하지 못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예비자금으로 분류, 정기예금과 채권형펀드에 1천만원씩 넣을 것을 권한다.

주식형펀드에 투자할 때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포트폴리오를 분산하는 것이 중요하다.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짜는 이유는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것이 아니라 주식시장이 예기치 않게 큰 변동성을 가질 때 포트폴리오의 위험을 낮추는 기능을 한다.

상관관계가 낮은 국가별, 성장주·가치주 등 운용 스타일별로 펀드를 구성, 장기투자한다면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 그리고 매월 저축금 150만원도 목돈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해 정기적금에 50만원을, 적립식펀드로 100만원을 굴리면 된다.

◆일찍 죽을 위험과 오래 살 위험에 대비하라

사람은 살아가면서 두가지 경제적인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첫번째가 일찍 사망할 위험이다. 김씨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지만 종신보험은 빨리 가입하는 것이 보험료를 낮추는 비결. 종신보험에다 의료비 등을 실손보상받을 수 있는 통합보험에 가입하면 위험 대비는 끝난다.

또 하나는 오래 살 위험이다. 은퇴준비도 지금부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김씨는 은퇴준비를 위해 유니버셜종신보험에 20만원을 가입했으나 두 가지 문제점이 있다.

우선 특약없이 주계약인 사망보험금만 가입한 것은 위험 대비로서의 기능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종신보험은 은퇴자금마련 용도로 바람직하지 않다. 따라서 정리를 하라. 은퇴준비는 20, 30년 후에 필요한 자금이지만 지금부터 차분히 준비하면 어렵지 않게 준비가 가능하다. 그만큼 준비기간도 늘어나 복리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매월 30만원씩 은퇴하기 전까지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포트폴리오 관리는 정기적으로 하라

자산관리는 포트폴리오를 짜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포트폴리오를 관리해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 포트폴리오 관리는 재조정과 재배분으로 구분한다. 포트폴리오 재조정은 6개월마다 한번 정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초의 자산배분 계획이 유지되도록 하는 것으로 김씨의 경우 주식형펀드 4천만원과 안전자산 2천만원의 투자비중이 67%와 33%다. 주식시장의 수익에 따라 변동된 투자비중을 원래의 투자비중으로 되돌려 놓으면 된다.

예를 들면 6개월 후 평가를 해보니 주식형펀드가 5천만원, 안전자산은 그대로 2천만원이면 투자비중이 71%와 29%로 변동되는데, 이때 주식형펀드 중 700만원을 환매해서 안전자산으로 옮겨 당초 투자비중인 67대 33으로 되돌리면 된다.

그리고 포트폴리오 재배분은 정책적으로 자산배분을 변경하는 것으로 본인의 나이, 재산상태 등의 변화에 따라 자산배분전략을 수정하면 된다. 김씨의 경우 지금의 자산배분은 결혼 후 재검토해야 한다. 포트폴리오의 재배분은 변동사항이 있거나 아니면 3년마다 재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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