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는 하락하고 있지만 국내 휘발유 값은 오르고 있어 운전자들의 불만이 크다.
지난해 7월 배럴당 140달러를 돌파하면서 폭등했던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지난 28일 배럴당 42.59달러로 최근 40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7월에 비해 무려 배럴당 100달러나 하락한 것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체감하는 국내 휘발유 가격은 지난 7월과 차이가 없다.
두바이유가 최고가에 달했을 당시인 지난해 7월 둘째 주(7.7∼11) 국내 전국 평균 휘발유 값은 ℓ당 1천922.76원으로 소비자에게 엄청난 부담을 주었다.
지금도 휘발유 가격은 만만치 않다. 지난 29일 현재 대구지역의 평균 휘발유 값은 ℓ당 1천414.58원이다.
소비자들은 국내 휘발유 가격이 역주행하는 것이 정유업계의 폭리 정책 때문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반면 정유업계는 국내 휘발유 값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는 데 대해 크게 세 가지 이유를 든다.
먼저 정부가 그동안 시행하던 유류세 10% 인하 조치를 지난해 12월 말로 끝내고 올해 1월 1일부터 종전대로 환원하는 바람에 기름에 붙는 세금이 증가하면서 기름 값이 올랐다고 한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남에 따라 올해부터 휘발유에 붙는 유류세는 다시 ℓ당 745원으로, 경유도 ℓ당 528원으로 올랐다.
다음으로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되는 국제석유제품의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국제석유제품은 휘발유와 경유 등 국내석유제품 가격 책정의 기준이 된다. 국내휘발유 값은 싱가포르에서 거래된 국제석유제품 현물가격에 연동해 움직이며 보통 국제석유제품의 가격변화는 1∼2주가량의 시차를 두고 국내석유제품 가격에 반영되고 있다.
기준 가격이 올랐으니 당연히 국내 휘발유 값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기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거래된 국제 휘발유(옥탄가 95 기준) 가격은 배럴당 58.88달러로 작년 말 배럴당 39.38달러와 비교해 49.5%나 폭등했다.
또 다른 외부 요인으로 원/달러 환율 상승을 빼놓을 수 없다고 정유업계는 설명한다.
올해 1월 셋째 주 환율은 달러당 1390.84원으로 지난해 12월 다섯째 주(원/달러 환율 1324.80원)와 비교해 5.0%나 상승하는 등 고환율이 국내 기름 값 인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주유소협회 대구지회 관계자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상승 추세인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국내 휘발유 가격도 당분간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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