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어제 신년 기자회견에서 "2월엔 국회에 전념할 것"이라 했다. 제1야당의 수장이 국회 활동에 충실하겠다고 강조하는 자체가 웃기는 일이지만 어쨌든 다행스러운 얘기다. 전날까지만 해도 군사독재 시절처럼 거리투쟁에 뛰어든 시대착오적 야당 모습으로 적잖은 국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 터였다.
민주당의 돌연한 태도 변화는 아무래도 싸늘한 여론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지난 1일 서울 한복판에서 400여 反(반)정부단체와 공동 주최한 '용산재개발 참사 및 정부 규탄' 집회는 민주당의 기대에 훨씬 못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나서 시민단체들에게 먼저 제의하고 서울지역 지구당에 총동원령까지 내린 것치고는 참석자가 3천여 명(경찰 추산)일 정도로 호응이 낮았다는 것이다. 그만큼 제1야당이 국회를 내던지고 장외투쟁을 벌이는 데 대해 국민들이 이제는 신물을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정 대표는 2월 임시국회에 대해 '용산 국회'로 끌고 가겠다던 기존 입장에서 '일자리 창출 국회'로 명칭을 바꾸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 보증 확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공공서비스 일자리 확충 같은 경제문제에 전념하겠다고 밝혔다. 하루하루가 힘겨운 국민의 현실이 어디에 있는가를 제대로 짚은 것이다. 민주당이 일자리 대책을 놓고 정부여당과 경쟁하겠다는 것은 야당 본연의 자세다. 그런 정책 경쟁은 야당에 대한 믿음을 키우고 민주당의 새로운 면모를 국민에게 각인시킬 수 있는 선택인 것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취임 당시에도 경제 살리기만큼은 여야를 떠날 것이라 공언해 놓고 食言(식언)한 바 있다. 그 실망감은 야당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정 대표는 이번에도 말만 경제를 떠들고 실제는 자기 당 잇속만 챙기는 이중성을 보일지 옆눈으로 지켜보는 국민이 많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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