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일관되게 폭력을 거부하고 권위에 맞섰던 함석헌이 1989년 2월4일 여든아홉을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평북 용천의 기독교 가정에 태어난 그는 평양고보 3학년 때 3·1운동에 연루돼 학교를 중퇴했다. 1921년 정주 오산학교에 편입해 이승훈, 안창호 등의 영향으로 민족과 역사에 눈을 떴다. 도쿄 고등사범을 졸업하고 1928년 귀국해 오산학교 역사 교사로 강단에 섰으며 1933년 '성서적 입장에서 본 조선역사'(뒤에 '뜻으로 본 한국역사'로 개제)를 집필했다.
1947년 남하한 그는 역사 교육자였고 종교인이자 문필가, 언론인이었으나 그를 대표하는 단어는 '양심과 행동'이었다. 자유당정권에서 군사정부에 이르는 동안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해 싸우는 재야의 중심인물로 항상 선두에 섰다. 1958년 '사상계'에 '생각하는 백성이라야 산다'라는 글로 자유당 독재를 비판해 투옥됐다. 1970년 월간지 '씨알의 소리'를 창간해 1980년 폐간당할 때까지 발행인·편집인·주간으로 있으면서 민중 계몽에 앞장섰다. 역사의 주인을 민중으로 보는 '씨알사상'을 주창하며 스스로 하나의 씨알이 돼 세상의 씨알들과 대화하는 데 힘썼다. 80이 넘은 나이에도 단식과 특강 등을 통해 민주화를 부르짖었고, 1985년에는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추천됐다.
김재경 사회1부 차장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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