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오리온스, 신인 드래프트서 허일영·김강선 수혈

'전날과 달리 생각대로 뽑긴 했는데….' 대구 오리온스가 2009 프로농구 국내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2, 8순위로 건국대의 허일영(194.5㎝)과 동국대의 김강선(187.6㎝)을 선택했다. 이번 드래프트에 뛰어든 40명 중 17명이 지명을 받은 가운데 오리온스의 선택은 잘한 것일까.

2일 서울 양재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귀화 혼혈 선수 드래프트에서 7순위로 밀려 선수 보강에 실패한 오리온스는 3일 같은 곳에서 열린 국내 신인 선수 드래프트에서는 상위 지명권을 행사, 두 명을 영입했다. 오리온스의 약점인 슈팅가드(2번)와 스몰포워드(3번) 자리를 보강했다는 점에서 무난한 선택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당초 오리온스가 노리던 허일영과 김강선을 택한 데는 운이 따랐다.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얻은 인천 전자랜드가 중앙대 52연승의 주역인 가드 박성진(182.2㎝)을 지명한 덕분에 오리온스는 2순위로 장신 포워드 허일영을 택했고 울산 모비스가 8순위 지명권을 포기하는 바람에 슈팅가드 겸 스몰포워드인 김강선을 잡을 수 있었다.

특히 김강선은 괜찮은 선택이다. 이름값에서는 변현수(서울 SK 4순위 지명)나 송수인(전자랜드 9순위 지명)에 밀릴지 몰라도 정확한 슛과 빠른 발을 이용한 속공 마무리 능력이 돋보여 빠른 농구를 구사하는 팀에 어울리는 알짜배기 선수. 1대1 싸움에도 능한 편이고 부지런한 움직임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

반면 2008년 농구대잔치 득점왕에 올랐던 허일영에 대해서는 기대만큼 비판적인 시각이 있는 것도 사실. 타점 높은 슛과 장신을 이용한 골밑 플레이 등 공격력이 뛰어나지만 볼 핸들링 등 기본기가 다소 부족하고 플레이에 기복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다가 오용준, 김용우 등 오리온스에는 같은 포지션에 버틴 기존 선수들도 여럿이다.

이번 드래프트에 대해 오리온스 김상식 감독은 "슈터 전정규가 이번 시즌 뒤 군대에 가는 데다 리바운드와 키 큰 선수 수비에도 도움을 줄 장신 포워드가 필요해 허일영을 골랐다. 장점을 잘 살린다면 충분히 제몫을 할 좋은 선수"라며 "김강선은 3, 4순위에 뽑힐 줄 알았는데 다행이다. 김병철에 이어 2번 자리를 맡을 만한 잠재력이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드래프트 도중 대학팀 감독과 선수들이 모두 퇴장, 30여분 동안 중단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대학팀 감독들은 귀화 혼혈 선수들 때문에 국내 신인 선수 지명이 줄었다며 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해왔는데 모비스가 8순위 지명권을 포기하자 집단 행동을 벌인 것. 그동안 대학쪽 요구에 별 반응이 없던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뒤늦게 설득에 나서 겨우 드래프트를 마칠 수 있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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