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도시디자인, 대구 행정의 중심에 서다

'대구시 최고의 실세 부서는?'

도시디자인이 대구시 행정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구시가 실험적으로 지난해 8월 시장 직속으로 만든 도시디자인총괄본부가 출범 6개월 만에 단순 협의부터 업무 분담, 공동작업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정책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우선 대구시청 내 위상부터 달라졌다. 영남대 건축학부 교수로 공모를 통해 임명된 김영대 도시디자인총괄본부장 경우 초기에는 간부회의 때 거의 말석에 앉았으나 올 들어 기획관리실장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시장과 행정·정무부시장, 기획관리실장에 이어 다섯 번째 위치다. 김범일 시장이 "도시디자인은 미래의 도시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하면서 김 본부장에게 실질적인 총괄 기능을 요구한 데 따른 조치다.

디자인본부의 역할이 출범 초에는 경관계획 수립, 그랜드디자인 마련 등 고유 업무 외에 다른 실국에서는 도로포장 등과 관련한 단순협의 요청이 주류를 이뤘으나 최근에는 관여를 하지 않는 분야가 없을 정도다. 사업 영역이 여러 부서에 걸쳐 있는 경우 관련 부서들과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공동작업을 하고, 개별 사업 중에서 디자인 부문이 중요한 프로젝트는 디자인본부와 함께 추진하도록 대구시의 업무협의제도 자체를 바꿨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도로과에서 진행할 예정이던 자전거도로 정비계획 수립은 교통국과 환경국, 디자인본부까지 아우르는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공동 추진하고 있다. 올 들어 대중교통과에서 진행하고 있는 시내버스 통합디자인 정립 및 컬러 표준화 사업의 경우 디자인 부문을 디자인본부에서 맡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김영대 본부장은 "디자인 비중이 큰 사업, 디자인을 고려해야 할 통합적 사업은 반드시 기획관리실장이 주재하는 실국장회의에서 협의해 유형을 결정한다"며 "대구시의 형편에 맞춘 새로운 실험인데 비교적 빨리 정착되고 있다"고 자평했다.

디자인본부의 전문성과 역량을 확대하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출범 때 도시디자인총괄본부장과 정책보좌관(계명대 도시공학과 김철수 교수)에 외부전문가를 임명한 데 이어 이달부터 공공디자인과 환경색채디자인 분야 박사급 전문가 2명을 채용해 실무에 투입했다. 이들은 앞으로 도시공간디자인, 환경색채, 야간조명 등에서 대구의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수립 방안을 연구하고 관련 과제를 발굴하는 등 연구개발 업무를 맡는다.

김재경기자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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