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상식이 통해 가는 신공항 입지 판단

경남도청이 영남권 신공항 적지로 밀양을 지목하고 나섰다. 부산이 고집하는 가덕도보다 조건이 월등히 좋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로써 영남권 5개 시'도 중 4개가 밀양 쪽을 지지하는 것으로 판세가 정리됐다. 중앙정부의 신공항 입지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신공항을 남해 섬에 만든다면 그건 부산공항일 뿐 영남권 공동의 공항이 될 수는 없다는 게 이 지역민들의 대체적인 생각이다. 대구만 해도 4시간 정도면 인천공항을 오갈 수 있는데 뭐 하러 접근성 떨어지고 노선 적은 부산 구석진 곳까지 나다니겠느냐는 얘기다. 구미나 안동은 더 그럴 것이고, 경남의 상당수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을 터이다.

반면 밀양쯤에 공항이 들어선다면 5개 시'도는 물론 호남'충청권 여행객까지 이용할 수 있음은 누구나 알 수 있다. 이미 중앙고속도로의 새 대구-부산 구간(민자도로)이 개통돼 있는 데다, 88고속도와 대전-통영 고속도가 교차하는 함양에서 울산을 바로 잇는 동서 7축 고속도로가 머잖아 뚫릴 예정이기도 하다. 그럴 경우 밀양은 울산에서 지척이 되고, 이미 고속도로로 울산과 연결돼 있는 관광도시 경주와도 직결된다. 포항 또한 착공 단계에 접어든 포항-울산 고속도를 통해 쉽게 오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신공항을 그처럼 기대해 온 것은 해외로 놀러다니는 데나 편리하자고 해서가 아니다. 자꾸 시들어 가는 이 지역을 회생시키고 발전시킬 또 하나의 견인차로서 애타게 찾아 온 성장동력이 그것이다. 중앙정부도 이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하고, 그런 취지에 어긋남이 없도록 입지를 판단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간 엄청난 건설비만 들인 채 이용객이라곤 없는 양양공항이나 울진공항의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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