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마니아와 함께 떠나는 세계여행] 예술인들의 안식처 - 태국 빠이

"특별한 건 없지만 있으면 편안해져…"

태국 제2의 도시이자 태국 북부의 중심 도시인 치앙마이에서 에어컨도 없는 자그마한 미니 버스에 몸을 싣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4시간 남짓 달리면 작은 시골 마을 빠이(Pai)가 나온다.

드넓게 펼쳐진 들판과 천천히 흐르는 강, 그리고 그 주변을 둘러싼 푸른 산으로부터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푸른 바다와 아름다운 해변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풍경을 지니고 있는 곳이다. 30분이면 돌아볼 수 있는 작은 마을로 주변에 유명 관광지가 있는 것도 아니지만 매년 수많은 여행자들이 찾고 머무르는 곳이다.

이러한 시골 마을이 어떠한 매력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는 걸까?

빠이의 가장 큰 매력은 골목골목마다 자리한 개성 있고 독특한 가게들이 많다는 것. 레스토랑'바'기념품판매점 등 크고 작은 다양한 가게들이 저마다의 매력을 뽐내고 있어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후딱 시간이 흘러간다. 특히 해가 저물고 난 뒤 어둠이 짖게 드리울 쯤 열리기 시작하는 야시장에서는 빠이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은 엽서와 스티커, 손수 만든 귀고리와 목걸이를 비롯한 각종 액세서리, 그리고 냄새만으로도 군침이 도는 꼬치구이'와플'죽 등의 길거리 음식, 곳곳마다 울려나오는 라이브 음악 소리가 아기자기한 골목 풍경과 어울리면서 이곳을 찾은 다양한 인종의 여행자들처럼 가지각색의 매력을 발산한다.

빠이가 이렇게 독특하고 예술적인 분위기를 지닌 마을로 발전한 이유는 이곳 거주자 중 상당수가 화가'사진작가'시인 등 예술인이기 때문이다. 이런 분위기 때문인지 현재는 많은 예술인들이 빠이의 아늑하고 평화로운 환경에서 휴식을 취하며 작품활동을 하기 위해 방문하고 있으며 여행자들은 빠이가 가지는 특별한 매력에 취해 계획보다 더 오래 머무는 경우가 많다.

빠이에서의 일상은 오토바이를 타고 근교의 폭포'온천 등지를 다니거나 야시장을 구경하는 것 외에는 특별히 할 거리가 없기 때문에 다른 유명 여행지에 비해 무척이나 단조롭다.

빠이에 머무르는 대부분의 여행자들의 일상은 아침 느지막이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한다. 그리고는 해먹에 누워 커피를 마시며 여유를 즐기거나 오토바이에 아이를 태우고 가족끼리 어디론가 드라이브를 떠난다. 또 노 부부는 나란히 앉아 책을 읽거나 젊은 남녀는 사랑에 빠진다.

이런 일상들을 쉽게 볼 수 있지만 처음 빠이를 방문한 여행자의 눈에는 지루하게 보일 수도 있다.

여행자들에게 빠이를 사랑하는 이유를 물으면 대부분이 "특별한 건 없지만…, 있으면 편안해져서…"라고 답할 정도로 빠이는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편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엄마의 따스한 품과 같은 마음의 안식처이다.

[Tip]#방문자 늘어나 숙소 예약 필수

장기 체류하는 여행자들이 많고 최근 태국의 TV 프로그램이나 잡지 등을 통해 태국인들에게 소개되면서 태국인 방문자들의 수도 엄청나서 숙소를 구하는 일이 무척 어렵기 때문에 가능하면 예약한 뒤 방문해야 한다.

빠이의 숙소는 시내보다는 외곽에 밀집하고 있으므로 숙소를 예약하지 못하였거나 시내서 방을 구하지 못하였다면 오토바이나 자전거를 대여, 외곽에 위치한 숙소를 찾는 편이 수월하다.

#모험심 강하다면 치앙마이에서 오토바이로

태국의 수도 방콕에서 국내선 항공기(1시간10분)나 버스 또는 기차(10~15시간)를 이용해 치앙마이로 이동한 후 미니버스(4~5시간)를 이용, 빠이로 간다. 모험심이 강한 여행자라면 치앙마이에서 오토바이나 자동차를 대여해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볼거리 & 즐길거리

▷트레킹=빠이는 태국 북부에서 치앙마이 다음으로 트레킹이 활발한 곳이다. 프로그램의 내용이나 가격 면에서 치앙마이와 큰 차이는 없지만 치앙마이에서 출발하는 트레킹에 비해 아직까지 관광지화가 많이 진행되지 않은 고산족 마을을 찾을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타빠이 온천=빠이에서 치앙마이 방면으로 10여㎞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온천. 산 중턱에서 노천 온천욕을 즐길 수 있다. 예전엔 입장료가 없었으나 현재는 태국인 20바트(약 800원), 외국인 200바트(약 8천원)을 받고 있다.

▷머뺑 폭포=빠이 서쪽 방면으로 산길을 따라 들어가면 있는 폭포로 계곡에서 수영을 즐길 수도 있다. 여행자들 사이에서 최고의 드라이브 코스로 꼽히고 있는 곳이다.

▷빠이 레게 뮤직 페스티벌(Pai Reggae Music Festival)=2006년 처음 시작돼 해를 거듭할수록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는 1월 24, 25일 빠이와 각지에서 온 레게 뮤지션들이 음악을 연주하여 여행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김종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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