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대 교수가 사범대에서 활약하고, 인문대 교수가 예술대에서 강의하는 등 지역 대학들이 올 신학기부터 광범위한 학문 간 '통섭'(統攝·학문 융합) 강좌 개설에 나서고 있다.
음대 교수와 사대 교수가 서로 손을 잡고 교양과목을 개설하는가 하면, 아예 학문융합 강좌를 신입생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교양과목으로 신설한 대학도 있다. 대학들이 이같이 학과 벽 허물기에 나서고 있는 것은 학문·계열 간 짝짓기를 통해 경쟁력 강화를 꾀하기 위해서이다.
경북대는 이번 신학기에 '음악, 철학, 그리고 문화'라는 강좌를 신설했다. 이 강좌는 음악과 철학의 관계에 대해 이내선 음악학과 교수와 손철성 윤리교육과 교수가 함께 강의하는 대표적인 융합수업. 대학 측은 학생들의 교양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음악과 철학이 잘 버무려진 '비빔밥 강좌'를 개설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번 학기에 첫선을 보이는 국어국문학과 개설 강좌인 '한국의 문학과 영화'도 학문 간 융합이라는 색깔을 지녔다. 대중문화의 한 영역인 영화를 문학과 연계함으로써 한국 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자는 목적이다.
대구가톨릭대는 올 신학기에 '인문과 예술', '사회와 역사', '자연과학과 기술' 등 서로 다른 학문 분야가 융합된 핵심균형교양 영역을 개설했다. 이 영역을 신입생들이 꼭 들어야 하는 교양필수 과목으로 지정하고, 자신의 전공 외에 다른 계열 2개 영역의 과목을 이수하도록 한 것. '인문과 예술' 영역에는 '음악예술과 경영' 등 9개 강좌가, '사회와 역사' 영역은 '기술과 경영' 등 12개 강좌, '자연과학과 기술' 영역은 '과학과 수학' 등 9개 강좌를 각각 개설했다.
2000년대 들면서 융합학문을 통해 멀티플레이어로서의 자질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대학들이 경쟁적으로 개설한 연계전공도 해마다 인기를 더하고 있다. 영남대는 이번 학기에 14개 연계전공에 총 125개 강좌를 개설했다.
대구대는 인문대학 운동처방학과와 사회과학대학 지역사회개발·복지학과, 가정복지학과를 연계해 '노인복지 및 상담' 과목을 개설했다. 또 행정대학 지역사회개발·복지학과와 사회과학대학 산업복지학과, 가정복지학과가 연계한 '평생교육'은 갈수록 학생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계명대가 이번 신학기에 선보이는 '의료경영'과 '중국지역경영·산업공학' 등도 학생들에게 인기가 있는 연계전공이다. 문화정보대학(중어중국학부)·웰빙복지대학(아동복지학과)·보건치료대학(한방미술치료학과) 등 3개 단과대학이 연합한 대구한의대의 '중국어영재교육개발 전공'은 전국 유일의 아동 중국어교사 양성과정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경북대 한 관계자는 "지식 간 융합과 통합은 21세기 학문의 화두로 대두하고 있는데다 개별 학문지식만으로는 현대 사회의 다층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려워지면서 분야 간 경계 허물기와 지식의 융합을 통한 새로운 학문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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