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라면서 해주는 게 뭐가 있나요?"
대구 수성구 만촌동에서 자전거로 경북대병원 인근 직장으로 출퇴근하는 박모(35)씨는 지하철 경북대병원역 옆 거치대에 자전거를 주차해 두지만 덮개가 없어 갑작스런 비나 눈으로 큰 불편을 겪곤 했다. 박씨는 "크게 오른 기름값 때문에 자전거 출퇴근족이 됐지만 자전거 도로는커녕 지붕 없는 자전거 보관대가 대부분"이라며 "요즘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 거치대도 태부족"이라고 비판했다.
대구시와 각 기초자치단체가 자전거 타기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자전거 보관대에 지붕이 없거나 주변 조명이 없는 등 인프라 구축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자전거타기운동연합 대구본부에 따르면 현재 대구에는 약 80만명이 자전거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시내 710곳의 자전거 보관대 수용규모는 2만6천여대에 불과하다. 40대 중에 1대 정도만 주차가 가능한 셈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자전거 보관대가 부족하기는 하지만 앞으로 지속적으로 설치할 계획"이라며 "현재 지붕이 있는 자전거 보관대에 대한 현황이나 수치가 파악되지 않아 올해 중 면밀하게 실태를 파악할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는 대구의 자전거 보유자 수를 정확하게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전체 인구의 15% 정도인 7명당 1명꼴로 추정하고 있으며 자전거 수송분담률을 3.2% 수준으로 보고 있다.
대구시는 다중이용시설에 자전거 보관대 설치를 권유하는 정책이나 조례 제정 등에서도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지역의 백화점, 대형소매점 등 시민들이 많이 찾는 공간에 자전거 보관대가 설치돼 있는 경우가 드물고 공원, 극장, 호텔 등에는 아예 없다. 게다가 밤 늦게 퇴근하는 직장인이나 학생들을 위해 자전거 보관대 주변 조명을 밝힐 필요가 있지만 이마저 없어 도난, 분실 등의 위험도 크다.
자전거타기운동연합 김종석 대구본부장은 "불황으로 자전거 이용인구가 급격히 늘고 있지만 인프라 구축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현재 정부에서 노외 주차장 5%를 자전거 보관대로 활용하는 방안 등을 내놓고 인프라 구축에 힘쓰고 있으나 대구시 정책은 거북이걸음"이라고 말했다. 서상현기자 subo8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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