進不求名(진불구명)하고 退不避罪(퇴불피죄)하며 唯民是保(유민시보)하여 而利合於主(이리합어주)하니 國之寶也(국지보야)이다.
국가의 명운이 바람 앞의 등불 같았던 춘추전국시대, 전쟁에 임하는 장수의 전략적 지략과 행동은 곧 국가적 흥(興)과 망(亡)을 결정짓는 갈림길이 되곤 했다. 이에 손자는 장수로서 싸움에 승산이 있으면 군주가 싸우지 말라고 해도 반드시 싸워야하고 싸움에 승산이 없으면 설혹 군주가 싸우라고 해도 싸우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군주의 절대 권력에 대한 '항명'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그런 장수의 판단은 곧 목숨과 직결될 수 있다. 국운을 건 한판 전쟁터. 그 현장의 팽팽한 긴장과 결단의 종합적인 실마리는 군주가 아닌 장수의 판단에 의존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렇지만 군주의 명령에 반하는 임전과 후퇴라는 결정 뒤에는 군주의 치죄를 각오해야 한다. 운이 좋아 죽음을 면하더라도 죄를 면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이를 간파한 손자는 '지형(地形)편'에서 "(전쟁을 수행함에 있어) 이름(명예)을 구하지 않고 물러남에 있어 죄를 받는 것을 피하지 않으며 오직 국민이야말로 진정으로 보호할 사람들이라는 것을 깊이 인식하고 군주(국가)에게 진정 이익이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야말로 국가의 보배이다"고 했다.
이 손자의 말을 진실로 체현한 장수는 누구도 부인 못할 이순신 장군일 터이다. 완벽한 용병능력, 적과 나의 상황을 명확히 판단한 작전과 실행, 백의종군과 마지막 전투에서의 장렬한 순국은 빛나지 않을 수가 없다. 생활이 점점 각박해지는 요즘, 진정한 리더가 그리워진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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