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실 박영준(49) 국무차장(차관급)은 변신 중이다.
지난 1월 20일 국무차장에 임명된 다음날, '용산 철거민 사태'가 터지자 박 차장은 곧바로 차관회의에 참석, 대책 마련에 나서는 것으로 국정 현장에 복귀했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청와대가 두뇌라면 총리실은 심장에 해당한다. 세포(공무원) 하나하나가 호흡을 할 수 있도록 총리실이 중심이 돼 대통령의 국정철학이 공직사회 전체에 미치도록 하자"고 포부를 밝혔다. 듣기에 따라서는 청와대 기획조정비서관시절의 '왕비서관'이나 '실세'의 독려처럼 들렸다.
실제로 국무차장은 국정 운영과 사회 통합, 규제 개혁, 정책 분석 등 전 부처의 정책을 조율하고, 청와대와 정부 간에 가교 역할을 하는 중요한 자리다. 그러나 한승수 총리가 이끌고 있는 총리실에서 박 차장의 모습이 두드러지면서 언론의 주목을 받게되자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는 그에게 '낮은 자세로 임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를 떠난 지 7개월 만에 복귀한 그는 달라진 듯했다. 쉽사리 만날 수 없었던 청와대 시절과 달리 바쁜 일정 속에서 그를 만날 수 있었다. '달라졌다'는 주변의 평가에 대해 박 차장은 "낮은 자세로 일하려고 한다. 특히 국민과 언론이 주목하고 있어 부담되는 측면이 적지않은데 제발 가만히 일을 할 수 있도록 놔뒀으면 좋겠다"며 언론의 주목을 부담스러워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사실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며 "대통령과 국무총리가 원활히 국정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밑에서 뒷받침하겠다는 생각 뿐"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 곁을 떠난 공백 기간에 대해서도 "쉬었던 기간이 오히려 마음 수양에 큰 도움이 됐다"며 "가족들과 해외 여행도 다녀왔고 권력의 속성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 청와대에 있을 때 한 쪽만 바라본 측면도 없지 않았나 돌아보기도 했다"고 담담하게 밝혔다.
불편했던 정두언 의원과의 관계도 상당히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정 의원이 국무차장 임명을 축하하는 축전을 보낸데 대한 인사로 지난 주 취임 인사차 국회를 방문하면서 정 의원의 의원회관 사무실을 찾기도 했다.
국무차장으로서 주력하고 있는 분야에 대해 그는 "100대 국정과제를 하나씩 챙겨나가고 있다"며 "특히 4대 강 살리기 사업과 고용 및 사회 안전망 관리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고 했다. 관련부처와의 협조와 관련해서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과 신재민 문화관광체육부 2차관은 알다시피 실세 차관들이기 때문에 이들의 적극적인 협조는 물론이고 다른 부처 차관들도 그 이전부터 알고 있던 사람들이 많아 차관회의가 효율적"이라고도 밝혔다.
여전히 '실세'로 비치고 있는 그에게는 전화와 손님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일정표도 10분 단위로 빼곡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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