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영부인 모교'의 힘?…대구여고, 장학재단 모금 반년만에 '뚝딱'

'퍼스트레이디 효과?'

대통령 영부인 김윤옥 여사의 모교인 대구여고 동문들이 개교 55주년을 앞두고 장학재단을 처음 설립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여고 유란장학회'(이사장 이춘선·사진)는 지난달 21일 대구시교육청으로부터 장학재단법인 설립 인가를 받았다. 이 학교 총동창회 임원들은 재단 설립을 위해 추진위원회를 구성, 지난해 7월부터 동문들을 대상으로 모금 운동을 벌였다.

재단법인 설립을 위해선 출연금 3억원이 필요했는데, 연말까지 6개월 동안 4억원을 모금하는 성과를 올렸다. 10만원씩 보낸 동문들이 있는가 하면 1천만원 이상의 '큰돈'을 선뜻 내놓은 사람들도 있었다.

재단 설립에는 지난해 7월 결성된 추진위원회의 노력이 컸다. 추진위를 맡았던 최오란 수석부회장과 박윤기 사무국장이 전국에 흩어진 동문들을 찾아다니며 재단 설립의 필요성을 홍보했다. 각 졸업 동기회별로 대표를 구성해 한달에 한번씩 모임을 가지며 모금을 독려했다. 이런 노력과 함께 동문회 안팎에선 '대통령 영부인 배출 학교'란 자부심이 재단설립에 '보이지 않는 힘'이 됐을 것이란 얘기들이 나오고 있다.

영부인과 동기생인 이춘선(63·10회) 이사장은 "오랜 역사를 가진 대구의 다른 고교들이 장학재단을 운영하는 것이 무척 부러웠다"며 "장학재단 설립은 동문들의 숙원이었는데 짧은 기간에 재단을 만들 수 있었던 것은 모교 출신이 대통령 영부인이 된 것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란장학회는 해마다 3천만원의 예산을 편성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원하고 모교 교사 해외 연수, 교육자재 구입, 교기(배구·정구) 육성 등의 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대구여고 동창회는 17대 대통령 선거 때 동문들에게 김윤옥 여사가 동문임을 알리는 등 후원을 아끼지 않았고, 지난해 1월 김 여사는 대통령 당선인 부인 자격으로 모교를 방문,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이와 함께 대구여고는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김옥이(11회), 전재희(12회·보건복지가족부 장관)씨 등 2명의 국회의원을 배출하는 경사를 맞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장학기금을 계속 모금해 모교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는 훌륭한 인재를 양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학재단 사무실(212-7851)은 수성구 범어동 대구여고 내 동창회관에 마련했다.

김교영기자 kimky@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