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인물] 러시아 문호 도스토예프스키

"빚을 면하고 자유로운 몸이 될 수 있다면 몇 해라도 감옥엘 가겠다"고 탄식하던 고뇌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가 1881년 2월 9일 세상을 떠났다. 러시아 빈민구제병원 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도시 환경 속에서 자란 덕에 도시문학의 선구자로 위치를 굳혔다. 24세 때 내놓은 처녀작 '가난한 사람들'(1846)이 인정받아 급속도로 문명(文名)을 높였다. 1849년 봄 페트라셰프스키 사건에 연루돼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총살 직전 황제의 특사로 감형받아 시베리아 감옥에서 4년을 지냈다. 1859년에야 수도 페테르부르크로의 귀환이 허락돼 잡지 '시대'를 창간하고 시사 문제에 대한 글을 썼다. 이후 아내와 형의 죽음이라는 개인적 비극과 농노해방 뒤의 사회적 혼란이 뒤섞이면서 후기 대작들을 이끌어내는 씨앗이 됐다. 1864년 잡지 '에포하'를 발행했으나 실패해 거액의 빚을 떠안은 이후 생활이 곤궁해졌다. 이 시기 '죄와 벌'(1866), '백치'(1868), '악령'(1871~1872) 등을 발표했다. 말년에 안정을 찾은 그는 이후 인간 존재의 근본 문제를 파고드는 작품과 평론, 수상 등을 쏟아냈다. '까라마조프가의 형제들'(1879~1880)을 발표한 후 죽기 반년 전 푸슈킨 동상 제막식에서의 강연이 환호를 받아 힘겨웠던 삶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김재경 사회1부 차장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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