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李대통령 "용산참사 책임자 사퇴 시급하지 않아"

이명박 대통령은 9일 오전 8차 라디오연설을 통해 ▷남북관계 ▷용산 비극 ▷원칙 지키기의 중요성 등에 대해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잇단 위협과 관련, "불안해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너무 걱정 안 하셔도 된다"고 국민을 안심시킨 뒤 "정부는 언제라도 북한과 마주 앉아 모든 문제를 풀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결코 서두르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천명했다. 과거와 같이 북한의 눈치를 살피며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하다가 끝이 잘못된 경우가 많다는 것. "그래서 어렵더라도 제대로 출발해 결과를 좋게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게 이 대통령의 생각이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금강산 총격 등 각종 사건의) 재발 방지 대책을 확실하게 세우고 넘어가는 것은 남과 북 모두에서 반드시 지켜야 한다"면서 "전 세계에서 북한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도울 나라는 같은 민족인 대한민국뿐이라는 사실을 북한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용산 참사에 대해 이 대통령은 "고귀한 여섯 생명의 희생에 대해 생각할수록 안타깝고 마음이 무겁다"고 운을 뗀 뒤 "원인이 다 가려지지 않은 상태에서 책임자를 사퇴시키느냐 마느냐는 그렇게 시급한 일은 결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이러한 비극이 다시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그것이야말로 대통령의 책무라고 믿는다"고 했다.

대책으로는 ▷철저한 원인 규명을 통해 사고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철거민 문제를 포함한 재개발 사업 전반에 대해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 것을 제시했다. 주택공사가 최근 내놓은 철거민 거주용 주택 건설도 대책의 하나다.

이 대통령은 자신을 '친재벌'이나 '반노동'이 아니라 '친시장주의자'이고 '친고용주의자'라고 규정했다. 하지만 가장들과 청년들에게 일자리를 줄 수 있다면 "(친재벌 또는 반노동이라는) 다소 서운한 이야기일지라도 얼마든지 들을 수 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서울시의 대중교통체계 개선을 언급하며 '원칙'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여론에 밀리지 않고 원칙을 지켰기 때문에 지금 국내외적으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는 대중교통체계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당장의 인기에 연연하지 않고 우리가 반드시 지켜야 하는 기본과 원칙을 붙잡고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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