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군에서 제대한 유모(26)씨는 요즘 복학을 앞두고 자취방을 구하지 못해 애가 탄다. 학교 인근에 괜찮은 빈방이 잘 나오지 않는데다 그나마 방세마저 껑충 뛰었기 때문이다. 유씨는 "학교 인근 원룸 대부분이 보증금 200만~300만원에 월세 30만원가량"이라며 "값싼 방을 계속 알아보고 있지만 개강 때까지 구해질지 모르겠다"며 걱정했다.
자취를 하고 있는 학생들도 방세가 갑자기 올라 고민이다. 계명대 4학년에 재학 중인 황모(24·여)씨는 얼마 전 집주인이 올해부터 방세를 더 올려달라고 해 결국 이번 학기부터는 친구랑 함께 방을 쓰기로 했다.
고향이 구미인 황씨는 "신입생 때부터 자취를 하고 있는데 당시엔 보증금 200만원에 월 25만원이던 방값이 4년이 지난 지금은 보증금 300만원에 월세가 35만원까지 올랐다"며 "불경기로 부모님 형편도 안 좋은데 너무 부담스럽다"고 했다.
요즘 지역 대학가에 방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취업난에 졸업을 미루고 휴학하거나 취업 재수생이 많아진 것도 원인. 이 여파로 기숙사 입주경쟁도 치열하다. 최악의 경기로 가정경제가 위축된 상황에서 대학가 방세마저 치솟는 바람에 신학기를 앞두고 대학마다 학생들이 상대적으로 값싼 기숙사로 몰리고 있는 것.
경북대는 이번 1학기에 신입생을 제외한 재학생을 대상으로 1천754명의 생활관 입주자를 모집했는데 모두 3천730명이 몰렸다. 지난해 신입생까지 포함해 모두 2천412명이 지원한 것에 비해 무려 55%(1천318명)나 급증했다.
영남대도 1천818명(향토생활관 및 로스쿨 전용생활관 820명 제외) 모집에 총 6천300여명의 지원자가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이 처음으로 3대 1을 넘어선 3.47대 1(지난해 2.48대 1)을 기록했다.
계명대도 올해 1차 명교생활관 입주자 640명 모집에 1천878명이 지원, 3대 1의 평균경쟁률을 나타내며 지난해 경쟁률 2.7대 1을 훌쩍 넘어섰다. 대구가톨릭대와 대구대·대구한의대·경일대 등 다른 대학들도 이번 신학기 생활관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10~30%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숙사 수요가 이처럼 급증하면서 대학들은 기숙사 수용인원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하지만 대학 기숙사 비용도 점차 오르고 있어 학생들에게 적잖은 부담이 되고 있다. 민간자본유치사업(BTL) 방식으로 기숙사를 짓는 대학들이 늘면서 기숙사 비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대의 경우 2006년 완공한 향토생활관이 처음으로 100만원(한 학기) 기숙사 시대를 열었고 올 하반기에 BTL 방식으로 완공되는 1천798명 수용 규모의 민자 향토생활관은 기숙사비를 더 인상할 전망이다. 또 대구한의대가 BTL 방식으로 짓고 있는 1천명 수용규모의 민자 생활관도 기존 생활관(한 학기 86만~100만원)보다 입주비용이 비쌀 것이라고 대학 측은 밝혔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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