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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수(茶壽)를 아십니까?' 108세 맞은 이명홍 할머니

'차수(茶壽)를 아십니까?'

기축년 정월대보름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안동 서후면 교리 이명홍(사진) 할머니는 '차수'를 맞았다. 차수는 예로부터 108세를 뜻하는 한자어. 미수(米壽)가 88세를 의미하듯이, 차수의 한자를 풀어쓰면 차(茶)자의 풀 초(艸)가 열 십(十)자 두 개로 20을 뜻하고, 아래 글자 쌀미(米)가 88을 뜻해 이를 합치면 108이 되는 것.

일설에 의하면 '차를 많이 마시면 건강해진다'는 의미에서 불린 말이라고 하지만, 그동안 108세까지 사는 경우가 드물어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안동시는 지난 9일 이 할머니를 찾아 건강을 기원하는 꽃바구니와 함께 내의를 선물로 전달했다.

이 할머니가 태어난 1902년은 고종 6년으로 단발령이 선포되고 김소월 시인과 유관순 열사가 태어난 해로,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한국전쟁 등을 몸소 겪는 등 풍운의 한국 근현대사를 지켜본 산증인이다.

이 할머니는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다. 해방이 되고 전쟁통에 피란을 갔던 일 등 오랜 세월 동안 숱한 일들을 겪었다"며 "이제 남은 소원은 후세들이 건강하고 마을이 평안했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했다. 현재 팔순의 맏아들 내외와 함께 살고 있는 이 할머니는 채식 위주의 고른 식사와 규칙적인 생활이 장수의 비결이라고 털어놓았다.

안동시 관계자는 "안동지역에는 100세 이상 장수 노인이 25명에 이르는 등 노령 인구가 급속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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