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SBS '긴급출동 SOS 24'를 통해 안동 풍천면에서 30여년간 노예처럼 살아온 김대진(62)씨의 사연이 알려지자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안동시청 홈페이지 등에는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찬밥 먹는 노예 할아버지'로 소개된 김씨는 방송에서 세숫대야에 개밥처럼 쌓아놓은 누런 찬밥을 허겁지겁 먹으면서 허기를 달랬다. 바로 곁에 제대로 차린 밥상이 있었지만 김씨는 자신의 몫이 아니라며 외면했다. 하지만 김씨를 30여년간 노예처럼 부려온 주인 부부는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고, 김씨 가족조차 외면해 시청자들의 분노가 폭발한 것.
김씨의 사연은 11일 하루종일 인터넷을 통해 전파됐으며 각종 포털사이트 검색어 1위를 차지했다. 특히 네티즌들은 안동시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할아버지의 30년 누가 보상하나?' '대한민국 공무원들 제발 정신 차려라' '담당지역 공무원과 주인 부부를 처벌하라'는 글을 올리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네티즌들은 또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은 이제 개밥 안동'이라며 '안동사과 불매운동' '시장의 직접 사과' '김 할아버지의 30년 인생 보상' 등을 요구했다. 안동시청 홈페이지에 항의글이 오르면서 수천여명의 네티즌이 한꺼번에 접속하면서 한때 사이트가 다운되기도 했다.
네티즌 김옥자씨는 "이번 사건으로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의 이미지가 대내외적으로 크게 실추됐다"며 "안동시는 어려운 처지의 시민들에게 생계급여와 의료비를 긴급 지원했다고 홍보를 하고 있으나 전시행정에 불과했다"고 비난했다.
안동시는 방송 이후 긴급대책회의를 갖고 김씨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는 등 하루종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안동시 관계자는 "김 할아버지의 안타깝고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할 말을 잃었다"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억울함을 위로하고 복지 사각지대가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김 할아버지는 방송 이후 안동지역 모 복지시설로 옮겨져 육체적·정신적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으며 전국에서 후원 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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