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이 심각하다. 작년 가을(9월부터) 이후 대구에 내린 비는 다 합해야 60㎜ 정도다. 그 전년도 강수량 460여㎜는 물론, 과거 30년간 평균치인 250여㎜와도 비교가 안 된다. 전국적으로는 대구보다 사정이 더 나쁜 지역도 숱하다. 섬이나 산간지역 등 독자 간이상수원을 갖춰야 하는 마을들은 진작부터 식수 부족에 허덕인다. 경북 경우 한 달 전 6천여 명이던 용수난 주민이 지금은 3만1천 명으로 늘었다. 생장기에 접어들 양파'마늘 등 농작물 피해 또한 현실화될 처지다.
한반도 강수량은 지난 30여 년간 대체로 증가세다. 그런데도 우리나라는 여전히 물부족국가다. "앞으로 6년쯤 뒤면 물을 배급받아 써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올 지경이다. 그저께 열린 가뭄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이 한 말이다. 더욱이 우리나라엔 머잖아 대가뭄이 닥칠 것이라는 경고까지 있다. 120여 년 터울로 한반도를 덮쳐 왔던 대가뭄의 회귀 주기가 됐다는 것이다.
물론 대비도 그동안 적잖게 이뤄져 왔다. 댐을 짓고 광역상수도를 확장해 온 게 대표적이다. 상황이 지금처럼 심각한데도 상당수 국민들의 체감도가 그다지 높지 못한 것도 그 결과다. 하지만 우리의 한발 대비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국토 개발 투자가 그동안 도로 건설을 우선하느라 치수'이수 분야에는 충분하지 못했다는 시각도 있다.
땅 밑에 물을 가두는 '지하댐', 대형 건물들이 스스로 빗물을 가둬 쓸 수 있도록 하는 '미니댐' 등등 진척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 있다. 강수량이 아무리 늘어도 여름철에 쏟아지고 마는 한계는 그대로이니 빗물을 관리할 대형 댐뿐 아니라 보다 다양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가뭄을 계기로 종합적이고 진일보된 물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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