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예술에 스민 '사랑'을 주제로 한 전시회가 봄의 따스한 감성을 일으키고 있다.
'MJ갤러리'는 28일까지 'MJ가 사랑한 미술'이란 주제로 전시회를 가진다. 미술을 통해 꿈과 희망, 사랑을 나누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회엔 총 18명의 신인 및 중견 작가들이 참여, 다양한 방식의 사랑을 풀어낸다. 작가적 감성으로 녹여낸 '사랑'은 소유 형태에 따라 세속과 인류애, 소유 등 관념적 소통을 넘나들며 다채롭게 펼쳐진다. 전시 기간 동안엔 작품 대 작가, 작가 대 작가, 작품 대 비평 등 다양한 형태의 토론을 통해 작품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도 진행된다.
독일 뒤셀도르프 국립미대 출신의 김미련은 '인간6'을 통해 정체성의 혼란을 표현했다. 독일 유학을 위해 10년간 한국을 떠난 후 느끼게 된 이질감을 인간의 형상에 담아냈다. 낯선 고향을 대하게 된 '나'의 혼돈과 '나'를 바라보는 가족의 당혹감, 이로 인해 문화 충돌을 경험하는 '나'를 굵은 선으로 대체했다. 미개해 보이는 큰 머리와 음산함을 드러내는 나무의 형상이 내적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김미련은 "공간적 변이 과정을 통해 아시아와 유럽 문화의 혼재 상태를 그림에 담았으며, 한국을 떠난 후엔 오히려 한국을 재발견하게 됐다"고 전했다.
작품 '헤어 머신(hair machine)'을 선보인 손파는 고무와 침을 통해 인간의 얼굴 형상을 만들었다. 탄성을 가진 고무로 검은색 얼굴을 만들고 그 위를 실제 치료에 쓰이는 침을 이용해 사각형에 가까운 얼굴을 연출했다. 일반적으로 치료에 사용되는 도구가 미술의 오브제로 사용할 경우 기존 역할을 잃게 된다. 치료의 목적으로 쓰인 침이 감상의 대상, 즉 검은 얼굴의 갇힌 의식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기계적이고 낡은 퇴화를 의미하는 시커먼 얼굴에 2만개의 침을 꽂으며 자각을 일깨우고 있다. 또 이 작품에선 의식의 확장이나 고무의 탄성을 통해 원초적 자아로 돌아가고 싶은 인간의 본능 등이 맞물려 있다.
노란 치즈를 뒤집어 쓴 사슴을 그린 이재원의 '스카포카페이스'는 묘한 감성을 일으키는 작품이다. 덩치보다 큰 뿔을 가진 사슴이 무표정한 얼굴로 노란 치즈를 뒤집어 쓴 형상은 치즈의 질퍽거리는 질감으로 작품의 흡인력을 높이고 있다. 작가 이재원은 "노란 치즈를 서양의 문화로 상정,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동양의 의식을 표현했다"고 밝혔다. 또 작품명에 대해선 상처(scar)를 입고 표정을 숨기고(poker face) 살아야 하는 사슴, 즉 동양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풀이했다.
이 외에 이도현의 '달콤한 선물'과 권기철의 '어이쿠 봄 간다', 서진은의 '나른한 오후' 등 총 18작품이 전시돼 있다. ▷전시안내=~28일/MJ갤러리/053)256-2111.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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