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삼성전자가 사업구조 개편을 이유로 구미사업장의 R&D 인력을 대거 수도권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경기불황에다 수도권 규제완화 등으로 구미공단의 근로자수가 올들어 7만명선이 붕괴된데다 기업체의 신규투자 중단, 그에 따른 생산비중 감소 및 기업유치 난망 등 총체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R&D 인력의 철수는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LG전자는 구미사업장의 TV R&D 인력 150여명을 디지털미디어 기기를 생산하는 평택사업장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LG전자 관계자는 "R&D 인력의 재배치는 컨버전스 기기 개발 집중 등 조직 효율성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유사기능의 조직 통폐합 차원에서 구미사업장의 일부 R&D 인력을 수원사업장으로 이동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기적인 인사 차원의 사업장간 인력 이동으로 소수의 인원이 이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LG, 삼성 관계자들은 "R&D 인력의 수도권 이동은 지방에서는 우수한 연구개발인력들을 구하기 힘들 뿐 아니라 수도권 출신 인력들이 정주여건이 열악한 구미에 근무하는 것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역에선 '국내 TV, 휴대전화 주력기지인 구미공단의 위상 추락과 생산비중 감소' 등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2007년 3월 2천900여억원을 투자, 지하 4층 지상 20층 규모의 모바일 구미기술센터 건립공사에 나섰다가 착공 5개월만에 경영상 문제로 건립공사를 중단한 후 현재까지 공사 재개를 하지 않고 있다. 또 삼성전자의 베트남 휴대전화 생산공장이 오는 4월부터 가동에 들어가는 것도 '구미의 생산비중 감소'를 가속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에대해 삼성전자측은 "저가폰 모델을 국내에서 생산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어 저가폰 생산의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글로벌 전략에 따른 것"이라며 "구미사업장은 프리미엄 휴대전화 중심의 생산기지로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장기불황으로 구미국가산업단지의 근로자 수는 지난해말 6만9천148명(남자 4만9천914명·여자 1만9천234명)명으로 1988년 7만명을 넘은 이후 20년 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구미지역 기업인 및 경제관련 단체들은 "구미공단 주력 대기업의 R&D 인력이 빠져 나가는 것은 차후 생산라인 마저 이동시킬 수 있는 원인을 제공할 수 있고, 구미공단이 단순 생산기지화 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우려감을 나타내지 않을 수 없다"며 "지자체의 교육·문화 등 정주여건 개선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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