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빡세기'로 악명 높았던 LG전자의 無泊(무박) 3일 革新(혁신) 교육이 되살아났다. 한국전력에서다. 한전은 지난해 경영적자를 봤다. 1961년 조선전업 등 3개 회사가 통합해 한전으로 발족하고 난 뒤 처음 난 적자라고 한다. 한전은 그동안 경영 혁신 노력을 꾸준히 해온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공기업 고객만족도 9년 연속 최우수기관 선정, 공기업 경영실적평가 1위 등의 성적표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래도 지난해 세계를 덮친 경제위기는 피하지 못했다. 유가와 석탄값 인상, 환율 같은 외부 요인에 전기료를 인상할 수 없었던 탓이라고 해도 한전이 받은 충격은 컸다. 여기에 '혁신의 達人(달인)'이라고 불리는 LG전자 김쌍수 고문이 한전 사장으로 갔으니 혁신 열풍은 예고된 일이었다.
반응은 좋은 것 같다. 한전 경북지사에서 이 교육에 다녀온 한 간부 사원은 "사람이 확 바뀌었다. 도전정신, 팀워크, 자신감으로 채워졌다"고 말했다. 쉬운 일정은 아니었다고 한다. 첫날부터 자정을 넘기는 강행군이었고, 이튿날은 꼬박 밤을 새운 뒤 오전 5시에야 겨우 3시간 휴식시간이 주어졌다. 가만히 앉아서 강의를 들으면 되는 교육이 아니라 소리 지르고 몸짓하고 머리를 짜내는 활동 위주였다. 소문났었던 LG전자 혁신교육을 떠올려보면 그 3일이 어떻게 채워졌는지 눈에 선하다.
요즘같이 심각한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기업이 '교육'을 대하는 자세에는 두 가지가 있다. "교육만이 살길이다"며 더 열심히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하는 것과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데 무슨 얼어 죽을 교육 타령이냐?"며 내팽개치는 것이 그것이다.
어려울 때 교육 예산부터 자르는 것은 선진국에서도 적잖은 모양이다. 그저께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117개 미국 대기업 중 23%는 교육 훈련 프로그램을 중단했으며, 18%는 중단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나 아무리 어렵더라도, 아니 어렵기 때문에 교육은 필요하다. 도요타자동차의 모토 중 하나가 '마른 수건도 짠다'임은 누구나 알 것이다. 그런데 '마른 수건도'와 '짠다' 사이에는 괄호가 있다. 그 괄호 안에는 이런 말이 들어간다, '智慧(지혜)로'. 그렇다면 지혜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바로 교육에서 생긴다.
좋은 것인데 노무현 정부가 망쳐버려 국민들이 외면하게 된 것 중에 하나가 '혁신'이다. 혁신 교육으로 살길을 찾는 기업들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
이상훈 북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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