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교 대구보건학교 졸업식 참석 김선규 장애인고용촉진公 이사장

"긍정의 힘 믿으면 장애의 벽 극복되죠"

"긍정의 힘을 믿습니다. 꿈을 가지십시오."

13일 모교인 대구보건학교 졸업식에 참석, 후배들 앞에 선 김선규(53)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 그는 "장애라는 편견을 넘어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세상에 못할 것은 없다. 당당하게 사회의 기둥이 되어줄 것"이라고 당부했다. 후배들은 선배의 말에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다시금 새겼다. 후배들에게 2급 지체장애를 가진 김선규 이사장은 꿈을 이룰 수 있는 산증인이기 때문이다.

"어릴 때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놀림감이 될까 일반학교에 다니지 못했어요. 열 세살때 뒤늦게 간 곳이 대구보건학교였죠. 거기서 초·중등 과정을 배우고 스물 셋에 일반 고교에 진학했어요. 둘째 동생뻘 되는 학생들과 한반에서 공부를 했죠. 그러다보니 가장 아쉬운게 고등학교 친구가 없다는 겁니다."

몸은 불편했지만 열정은 결코 남에게 뒤지지 않았다. 자신과 같은 처지의 장애인들을 위한 일을 해보고 싶어 특수교육학과 석·박사 과정을 마쳤고 대구미래대 재활공학과 교수로 후학을 가르쳤다. 지난해 6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설립 이래 최초로 내부승진을 통해 이사장(10대)에 오른 김 이사장은 지금까지 이룬 일보다 앞으로 해나가야할 일들이 더 많다고 했다.

"장애인에게 일자리가 있다면 뛰지는 못하지만 휠체어로 달려 가겠습니다."

그는 장애인들에게 더 많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있는데 경기 불황으로 혹시 장애인들의 고용상황이 나빠질까봐 요즘 잠시도 쉬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말부터 공단본부와 15곳의 지사, 직업능력개발센터 5곳 등에 위기관리팀을 구성, 구조조정 등으로 인력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장애인들이 희생되지 않도록 지원하는데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장애인의 실업률은 23.5%로 일반인의 7배에 이르며 장애인 4명중 1명은 실업상태다. 그래서 김 이사장은 장애인들의 직업능력을 키우고, 일자리를 찾아 연결해 주는 것에 하루를 바치고 있다.

대구대에서 특수교육학을 전공하고, 대구안심제1종합사회복지관 관장 등을 거쳐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고용개발원장과 고용촉진이사를 역임한 김 이사장은 전국지체부자유대학생연합회 초대 회장 등 관련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쳤으며 1992년부터 대구보건학교 총동창회 회장을 맡고 있다.

재산공개 대상 고위 공직자 중에 '가장 가난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낳은 김 이사장은 "장애인들 역시 우리 사회의 소중한 인적 자원"임을 강조하면서 장애인들이 차별없이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며 일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두팔로 힘껏 휠체어를 밀고 있다고 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en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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