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逆干拓(역간척)

전남 진도 소포 마을 바닷가 논 34만 평이 간척 30여 년 만에 갯벌로 되돌려질 예정이다. 주민들이 10여 년간의 의논 끝에 갯벌을 회복시켜 생태관광지로 만드는 게 벼농사 짓는 것보다 이익이라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전남 순천에선 폐염전 28만 평을 자연습지'갯벌 등으로 환원하기로 했다. 일대 순천만이 작년 한 해 사이에만도 260만 명이나 찾은 생태관광지이다 보니, 환경의 경제성을 어느 곳보다 잘 알게 된 결과일 것이다. 전북 고창에서는 23만여 평의 양식장을 역간척할 참이다. 군청은 5개 주제의 갯벌 테마공원으로 꾸밀 것이라고 했다.

갯벌 환원은 선진국에서 1970년대 이후 이미 활발한 일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야 세 곳을 선정해 국가 시범사업으로 시도키로 했다. 한참 늦은 셈이다. 그런데도 작년에 추천받은 결과 복원 후보지가 무려 80여 곳에 이르렀다고 한다. 1960년 이후 42%나 줄었다는 우리 갯벌을 위해 정말 다행한 일이다.

그런 한편 서울 도심 신도림역 인근에서는 지금 맹꽁이 살림집 만들기가 한창이다. 대성그룹이 옛 연탄공장 부지 7천700여 평에 초고층 아파트 단지를 지으면서 50억 원을 들여 500여 평 땅에 맹꽁이 습지를 꾸미기로 한 것이다.

2011년 아파트 완공 때 다시 데려오기로 하고, 그곳에 살던 맹꽁이들의 임시 이주 작업도 2년여에 걸쳐 마무리했다. 전문가를 고용하는 등 맹꽁이 117마리 이사에 들어간 비용은 무려 3억 원이다. 습지 비용까지 합치면 마리당 4천500만 원이나 들이는 꼴이라 했다.

이해 관계 없는 시민들이 듣기에도 허무맹랑하거나 최소 울며 겨자 먹기 꼴로 여겨질 수 있는 투자다. 그러니 아파트 부지에서 5년여 전 멸종위기종인 맹꽁이가 떼로 발견됐을 때 회사 측이 얼마나 당황했을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시공사 측의 지금 생각은 그 반대라 했다. 브랜드 이미지 상승 등 유무형 경제적 효과가 무려 1천억 원에 달해, 맹꽁이에 들이는 돈보다 20배 남는 장사가 되리라는 것이다.

환경이 스스로 경제성과 자생력을 갖춘 시대가 도래했다는 말일 터이다. 법규나 시민단체 압력에 밀려 할 수 없이 그 보전 작업을 하던 시대가 갔다는 얘기일 수도 있다. 진정 환경의 시대라 할 만하다.

박종봉 논설위원 pax@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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