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소식에 천주교 안동교구를 비롯한 안동지역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김 추기경이 1951년 9월 대구 계산동 주교좌 성당에서 사제로 서품된 이후 첫 부임지였던 안동 천주교회(현재 목성동 성당·주임신부 김영필 바오로)에 마련된 분향소에도 17일 오전부터 신자와 시민들의 조문행렬이 계속되고 있다.
천주교 안동교구청은 이날 오후 7시30분 목성동 성당에서 권혁주 요한크리소스토모 주교의 집전으로 추모미사를 올릴 예정이며, 교구청 산하 성당에서도 18일부터 평일미사를 통해 김 추기경의 선종을 애도하는 미사를 올린다.
김 추기경이 짧은 일선 성당 근무시절 대부분을 몸담았던 안동지역에는 지금도 미사를 보러온 가난했던 신자들에게 가만히 용돈을 건네주면서 따스한 미소를 보였던 추기경을 기억하는 이들이 많다. 1953년 4월 대구 대주교 비서신부로 떠날때까지 1년 7개월 동안 김수환 추기경이 안동지역에 남겼던 인상은 언제나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했던 일이다.
당시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여신도 김순남(72·비아)씨는 "추기경께서는 '농촌지역 사람들의 때묻지 않은 얼굴에서 평화를 찾는다'고 말씀하셨다"며 "찢어질듯 가난했던 그 시절 미사를 보러간 신도들에게 가만히 돈을 건네주면서 웃으시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하다"고 눈물을 훔쳤다.
특히 이렇게 첫 부임지로 인연을 맺었던 안동지역은 이후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정의를 부르짖었던 김 추기경의 민주화운동 여정과도 땔 수 없는 곳이었다.
유신정권이 막바지에 달했던 1979년 여름, 당국이 나눠준 불량감자 씨앗으로 피해를 본 전국 농민들의 피해보상운동을 이끌어낸 영양 청기면의 농민신자 오원춘씨가 정보기관에 의해 납치된 '오원춘 사건'. 이를 계기로 당국이 진상규명을 촉구하던 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를 대대적으로 탄압하자 김 추기경은 그 해 8월 6일 안동 목성동 성당에서 120명의 사제와 600여명의 농민회원들이 참석한 시국기도회에서 농민탄압을 비판하기도 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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