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 백유경 이야기

오심 스님 지음/휴먼앤북스 펴냄

대부분의 불교 경전들이 엄숙하고 진중하여 일반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없는 데 반해 백유경은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를 직접 지적하는 대신 해학과 유머로써 지혜를 가르치고 있다. 백유경은 5세기 경, 인도의 상가세나 스님이 일반 대중들에게 불교적 깨우침을 주고자 100개로 지었으나 오늘날에는 98개의 짤막한 교훈적 우화들만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 책은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과 혹시 나는 주인공들처럼 어리석은 짓을 행한 적은 없나 하는 '역지사지', 그리고 나도 어리석은 일을 한 적이 있구나, 다음부터는 그러지 말아야지 하는 '자아반성'을 하게 한다.

백유경의 주인공들은 대개 자신이 처한 상황을 극단적으로밖에 보지 못하는 인물들이다. 자신의 욕심을 다스리지 못해 수렁에 빠지는 사람, 사리분별력이 없어 옳고 그름을 가리지 못하는 사람, 상대를 극단적으로 미워하는 사람 등 모두가 어리석은 사람들 뿐이다. 이들에 대한 해학적인 이야기를 통해 오늘날의 독자들이 교훈을 얻으면서 '언중유골'과 같은 불교의 사상과 진수를 맛보게 한다.

오심 스님이 불교TV를 통해 백유경 중 오늘의 실상에 맞는 이야기 53가지를 간추려 해설, 6개월 동안 방영하였고 이 내용을 책으로 펴냈다. 400쪽, 1만3천500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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