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어린이와 폐 끼치지 않는 어린이.
한국과 일본 교육은 그 출발점에서부터 커다란 차이가 있음을 발견한다. 즉, 두 나라 교육의 이면 목표가 전혀 다른 곳을 지향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착한 어린이가 되라'고 가르치는데, 일본은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어린이가 되라'고 가르친다.
한국 교장 선생님의 훈화의 핵심인 '착한 어린이가 되라'는 어떤 어린이를 말하는가? 부모님 말씀을 잘 듣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열심히 공부하는 어린이가 아닐까? 바꿔 말하면 우리 교육은 '효행 사상'을 제일의 덕목으로 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일본이 강조하는 '남에게 폐 끼치지 않는 어린이'란 무엇을 의미하나? 그것은 한마디로 사회성이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남을 배려할 줄 아는 공동체 의식, 사리분별이다.
일본인들은 자기보다 남을 더 의식하고, 타인에 대한 세심한 배려의 습관은 어려서부터 철저하게 주입시켜, 설령 부부라 할지라도 서로를 깍듯하게 존중하고 예의를 지키며 산다.
그러다 보니 웬만한 것은 참게 되고, 이러한 인내가 한계에 다다르면 화산의 분화구처럼 무섭게 폭발하고 만다. 한마디로 끝장을 내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어떤가? 효행정신은 자기 가족, 동료, 아는 사람, 즉 우리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타인에 대해서는 이해심이 적고 매우 배타적이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소홀히 하거나 함부로 해도 괜찮다는 의식이 은연중에 숨어있어, 때때로 남에게 폐를 끼치거나 불손한 태도를 보이는 젊은이들을 거리에서 종종 본다.
자기가 잘 아는 친구의 부모나 가까운 이웃이었다면 전혀 상상도 못할 무례도 서슴지 않는 것에 가슴 아팠던 기억을, 한국에 사는 이들은 누구나 한두 번씩은 경험해서 알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단점도 있지만, 효는 情(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그 바탕에는 사랑이 있다.
반대로 타인에 대한 배려 즉, 사회성은 사리판단의 논리를 바탕으로 하는 知(지)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감정을 억제하고 자제하는 인내를 미덕으로 여기는 분별력이 있다. 이러한 두 나라의 이면 교육이 '이지적인 일본인'과 '감성적인 한국인'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닐까? 경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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