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맛·서비스로 '승부'…불경기속 음식점 창업은?

최근 불황의 여파로 누구나 "어렵다"고 외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소비자들이 지갑을 많이 닫아 타격을 입는 분야가 외식시장이다. 불황일수록 씀씀이를 줄이기 위해 외식을 자제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불황과 기업체의 감원 등의 여파로 '그래도 먹는 장사가 제일'이라는 생각에 섣불리 퇴직금을 몽땅 털어 음식점을 창업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철저한 준비 없이 무작정 뛰어들었다가는 실패하기 십상이다.

창업전문가들은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음식점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음식점을 창업하기 이전에 전반적인 흐름과 정보를 파악하고 철저한 사전 준비와 불황을 극복하는 성공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외식산업 현황=우리나라 외식산업의 시장 규모는 약 55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음식점 또한 60만여곳에 이른다.우리나라 외식업소 수는 67.2명당 1개 업체로 일본의 173.0명, 미국의 325.1명, 중국의 308.2명당 각각 1개 업소보다 월등히 많다. 이 때문에 음식점 문을 여는 업소도 많고 이에 비례해 문을 닫거나 업종을 전환하는 업소도 그만큼 많은 등 부침이 심하다.

특히 최근 음식점들은 원가, 임대료, 인건비 등 3고(高)뿐만 아니라 고유가, 고물가, 고환율 등 신 3고와 저성장, 저고용, 저소비 등 3저(低)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인해 소비형태가 변하면서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줄이는 것이 외식비일 정도로 경기에 민감하다.

◆외식업의 흐름=외식산업의 최근 동향은 경기침체와 소비위축으로 규모와 창업자금 등에서 양극화가 심하다. 또 트렌드가 급변하고 취업난으로 인해 젊고 유능한 고급인력들도 대거 외식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임현철 ㈜핀연구소 소장은 "요즘 외식업의 트렌드는 예술성(눈으로) 건강(기능성) 즐거움(참여)과 프라이버시를 강조하고, 매출·규모·시설·가격·매출·창업자금 면에서 양극화가 심하다. 또 10인 10색에서 폭 넓은 선택과 다양한 맛으로 1인 10색으로 변화하고 있다. 영업 타깃도 다양하고, 건강 지향적이며, 세트 메뉴의 일반화, 단체 손님의 증가 경향이 뚜렷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경향을 반영한 듯 외식시장은 할인과 저가 메뉴로 승부를 하고 무한리필전문점이 인기를 끌고 있다. 푸짐한 경품이나 무료 쿠폰 제공을 통해 손님을 끄는 등 불황 마케팅도 활기를 띠고 있다. 1천900원의 돈가스와 1천500원 국수, 1인 6천900원을 주면 무한 리필을 해주는 삼겹살집 등 저가 아이템이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는 또 미국산 쇠고기 전문업체들이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고급 한우전문점과 정육점 형태의 한우고기전문점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안전·웰빙·전통 먹을거리 선호=조류 인플루엔자(AI)와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논란, 중국 멜라민 파동 등의 영향으로 안전과 웰빙 먹을거리에 대한 선호도가 뚜렷해 올해는 전통 면요리와 해물요리 등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외식창업시장에 '전통음식'이 뜰 전망. 창업전문가들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튀기거나 볶지 않고 삶거나 찌는 전통 조리법으로 만든 전통음식이 창업시장의 새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다"며 "칼국수와 보쌈, 떡집 등 전통 음식이나 이를 퓨전화한 제품 창업이 늘고 있다"고 했다.

경북대병원 인근에서 24년째 대백칼국수집을 운영중인 김재량(54·여)씨도 최근 '칼국수가 끼니가 아니라, 맛이다'라며 체인점 모집에 나섰다. 김씨는 "불황일수록 소비자들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전통적인 요리를 찾는 경향이 강해져 24년 동안의 입맛과 경영 노하우를 활용해 프랜차이즈점을 모집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구 수성구의 금산삼계탕도 전통방식을 그대로 활용하여 대중화 차별화 고급화하겠다며 체인점 모집에 나서는 등 전통음식들의 프랜차이즈가 늘어나고 있다.

◆불황 이기는 성공전략=외식업계에서는 'F4'가 불황 타개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가 아닌 외식업계의 'F4'란 유연한 메뉴(Flexible Menu) 프랜차이즈(Franchise) 공짜마케팅(Free-Marketing) 가족 단위 외식(Family-Dining)을 지칭한다. '유연한 메뉴'는 빠르게 변화하는 외식 트렌드에 맞춰 신메뉴로 고객을 끄는 것을 뜻한다. 창업 열기에 힘입어 '프랜차이즈'를 돌파구로 삼는 곳도 있다. 공짜 마케팅도 불황기 외식업체들의 단골 수법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가족의 소중함이 절실한 것을 활용해 마케팅하는 전략이다.

대구시소상공인지원센터 김정회 센터장은 "음식업 창업자의 80% 정도가 창업 2년 이내에 폐업을 한다는 통계가 있다"며 "창업 전에 입지와 상권 분석은 물론 고객 대처 및 관리방법, 홍보마케팅, 자금 대책 마련 등 철저한 준비와 타 업소와의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임현철 소장도 "외식산업이 성공하려면 차별화된 맛은 기본이고 여성과 어린이 고객에게 칭찬을 해주거나 감동을 주는 서비스와 포인트 적립 등을 통한 고객관리, 교육 등을 통한 꾸준한 변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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