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스텍 사상 첫 4개 학사학위 취득…김도현씨

18일 포스텍을 졸업한 김도현(23)씨. 그는 이날 학위수여식장에서 네번이나 이름이 불렸다. 포스텍 역사상 최초로 학사학위를 4개나 받은 학생이 된 것. 복수전공이 일반화됐다고 하지만 1개 전공 학위를 따기도 어려운 포스텍에서 4개 학위를 한꺼번에 취득한 것은 처음이며 전국에서도 2번째 사례로 알려졌다.

김씨는 학위를 4개나 취득한 데 대해 "공부가 재미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고교 때부터 수학과 화학에 관심이 많았던 김군은 대학에서 자연스럽게 전공인 생명과학과 함께 수학, 화학 공부를 계속했다. 그러던 중 컴퓨터공학을 '선택'에 추가했다.

"1학년 때 교수와 1대 1로 논문을 읽는 과목이 있었는데, 아무리 생명과학을 전공하더라도 컴퓨터를 모르면 연구에 장애가 많을 것으로 보고 컴퓨터공학을 시작했습니다."

그는 졸업 후 포스텍 대학원 시스템생명공학부(I-BIO)에 진학해 수많은 데이터를 컴퓨터를 활용해 분석하는 유전자 연구에 참여할 계획이다. 유전자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해 특정 질병이 어떠한 유전자의 결함을 통해 발생하는지 그 요인을 밝혀낼 수 있도록 하는 연구다.

그러나 그의 목표는 생명공학자가 되는 것을 뛰어넘은 듯 보였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좋은 아이템이 생기면, 그것을 발전시켜서 생명공학 분야 벤처기업을 세워보고 싶어요. 경우에 따라서는 생명공학 분야 기업에 들어가 최고기술경영자(CTO)로 활약하고 싶습니다."

그는 이런 꿈을 이루기 위해 경제학, 경영학과 함께 특허와 관련 법규 등을 포함한 법학까지 독학중이다. "훌륭한 경영자가 되려면 전문지식뿐만 아니라 경영에 필요한 제반지식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10학기 만에 4개 전공을 끝내야 했기에 정규 강좌 이외에 계절학기까지 수강하는 틈틈이 요리나 피아노 연주, 여행 등 다양한 취미생활도 했고,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에서 여름학기를 이수하기도 했다.

김씨의 친구들은 그를 '엄친아'(믿기지 않을 정도로 신통한 엄마친구 아들)로 부르고 있다.

포항·박정출기자 jc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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