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명문학군 불패' 대구 새 과학고 유치전 후끈

"과학고는 우리 지역으로…."

2011년 문을 여는 새로운 대구과학고 유치를 둘러싸고 대구 기초자치단체들의 유치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동구, 남구, 북구, 달서구, 달성군 등 5개 구·군이 유치의사를 밝히고 대구시교육청을 상대로 적극적인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지역발전을 위해서는 과학고 유치가 필수'라며 시민들을 중심으로 한 유치추진위원회를 만들어 서명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과열 양상을 보이며 과격한(?) 유치운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해 12월 현 대구과학고를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토록 함에 따라 올해 안에 새로운 과학고 설립 부지를 선정해 2011년 3월 개교할 예정이다.

◆과열되는 유치전=가장 먼저 과학고 유치전에 뛰어든 것은 남구청이다. 지난해 5월부터 과학고 유치를 추진해온 남구는 부지를 당초 앞산수영장에서 대명5동 영남대병원역 인근 '대명배수지'로 변경했다. 구청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이 편리하고 주변에 영남대병원과 영남이공대학, 대구고 등 40여개의 교육시설이 들어서 있으며 학부모, 학생, 교사들이 가장 선호하고 있다는 장점을 내세우고 있다. 남구는 일찌감치 주민들로 구성된 '이전유치추진위원회(위원장 김광남)'를 구성, 지난달 15일부터 서명운동을 벌여 지금까지 5만2천여명의 서명을 받았다.

달성군은 현재 건설중인 대구테크노폴리스 안에 과학고를 유치할 계획이다. 향후 테크노폴리스에는 대구경북과학기술연구원, 국립대구과학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대구센터,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대구센터 등이 있어 '연구기술인력 양성'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노릴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달성군은 지난달 군민 서명운동으로 2만여명의 서명을 받아 신상철 대구시교육감, 김범일 대구시장에게 전달했다.

동구는 신서혁신도시내에 2만1천450㎡를 과학고 유치 부지로 내놨다. 동구청 관계자는 "올 하반기가 되면 바로 공사에 들어갈 수 있는 최적의 학교부지"라며 "팔공산, 환성산, 초례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이 학교를 감싸 안고 전면에는 드넓은 호수가 자리 잡고 있어 시야가 트여 있다"고 입지적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동구와 동구의회는 지난달 22일 유치특위를 구성해 활동중이다.

북구와 달서구는 아직 학교 부지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북구청 관계자는 "현재 강북지역의 구암동 옻골동산, 북구구민운동장, 경북농업기술원 농장부지 등 4, 5개의 안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달서구 역시 계명대학교 인근 궁산 자연녹지지역 일원(우방 유쉘 북편), 죽전동 무열학사 일원, 용산동 경원고등학교 서편지역 일원, 두류정수장 이전 후적지 등 4개의 안을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달서구의회는 지난 10일 본회의장에서 60만 주민의 뜻을 모아 유치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유치에 목매는 이유는=각 지자체들이 너도나도 과학고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이유는 지역 균형 발전과 교육 여건 개선 때문이다. 특수목적고를 유치하면 '명문학군'으로 거듭날 수 있고 이를 지역발전의 발판으로 마련하겠다는 생각이다.

남구는 앞산과 미군부대 장기주둔으로 인해 오랜기간 주변지역 개발이 제한돼온 만큼 과학고만은 반드시 유치하겠다며 총력전을 펴고 있다. 임병헌 남구청장은 "남구 주민들이 많은 피해를 입어왔기 때문에 보상 차원에서라도 특목고가 반드시 들어서야 한다"면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달성군은 테크노폴리스와 함께 과학고까지 함께 유치해 낙후된 지역 이미지를 벗고 최첨단 과학기술 도시로의 탈바꿈을 기대하고 있다. 달성군 측은 "대전과학고는 대전과학기술원(KAIST)과 도보로 10분 거리로 옮겼고 광주과학고는 광주과학기술원(GIST) 부지 안으로 2010년 이전을 추진하고 있는 등 과학고와 과학기술원은 같은 공간에 설립되는 것이 시대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달서구는 대구 기초지자체 중에서 가장 많은 주민(60만명)이 살고 있는 만큼 교육문제에 관해서도 수성구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반드시 과학고 유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교육 여건이 낙후돼 있는 북구와 동구는 이번에 '명문고 하나 없는 지자체'라는 오명을 털어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 동구청 관계자는 "열악한 교육여건 탓에 젊은층의 신규 인구 유입이 줄고 있다"며 "이로 인한 교육의 양극화, 경제적 불평등이 가속화하고 있는 만큼 과학고를 유치해 명문학군의 기틀을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