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가·원화값·채권 동시폭락 '트리플 약세'

금융시장에 먹구름이 또다시 몰려오고 있다. 원화값, 주가, 채권가격이 동시에 폭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지난해 10월의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불안에 떨고 있다.

17일 원/달러 환율은 엿새째 급등하면서 두달여만에 1천450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1달러값은 전날보다 달러당 28.00원 급등한 1,455.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12월5일(1,475.50원) 이후 최고 수준. 18일에도 1달러값은 전날에 비해 11.2원이나 오른 1,466.7원으로 시작했다.

주가도 급락했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마구 팔아대면서 주가가 크게 떨어졌는데 결국 외국인들의 대량 매도가 달러 수요를 크게 늘리면서 원화값이 폭락했다. 코스피지수는 17일 전날보다 48.28포인트(4.10%) 폭락한 1,127.19로 마감했다. 지난달 23일(1,093.40)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외국인들은 엿새 연속으로 매도 우위를 나타내면서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개인은 5천억원이상 매수 우위였으나 지수 하락을 막지 못했다.

최근 코스피지수와 엇박자를 보이면서 '잘나갔던' 코스닥지수도 17일엔 전날보다 19.70p(4.88%) 떨어진 383.17로 장을 마감했다.

우리 시간으로 18일 새벽 마감된 미국 증시도 다우지수가 전 거래일에 비해 4%나 급락했다. 미국 증시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우리 증시가 또다시 장기 하락세에 접어들 것이란 우려를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결국 18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5.84p(1.41%) 내린 1,111.35로 장을 열었고 코스닥지수도 전날에 비해 4.94p(1.29%) 하락한 378.23으로 시작했다.

채권값 역시 17일 급락했다. 5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32%p 상승한 연 4.88%를 기록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28%p 오른 연 3.97%를, 10년 만기 국고채 금리도 0.25%p 상승한 연 5.51%를 각각 나타냈다.

금융시장에서의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3월 위기설'이 나오고 있으나 지난해 10월과 같은 대혼란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나대투증권은 18일 보고서를 내고 "주식, 환율, 채권 등의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면서 시장이 또다시 흔들리고 있다. 하지만 국내 증시의 조정은 앞서의 상대적 강세에 따른 글로벌 증시와의 키 맞추기 수준으로 진행될 뿐이며 미국 상업은행이 망하지만 않는다면 코스피지수는 1,050~1,080 수준에서 지지력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대투증권은 또 "리보금리 등을 보면 리먼 브러더스 파산 사태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되던 지난해 10월에 비해선 안정적"이라며 "채권시장도 장단기 스프레드(금리차)가 확대되던 지난해 10월과 달리 회사채 스프레드가 우량물을 중심으로 축소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외환시장 상황과 관련, 하나대투증권은 "3월에 만기되는 국고채 규모는 비슷한 우려가 제기됐던 지난해 9월의 20% 수준에 불과한 반면 국내 외환보유액은 1월말 기준 2천억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어 수급 문제로 환율이 계속 오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