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뮤지컬극장 건립이 시비 없으려면

대구뮤지컬전용극장 건립 안이 시의회에서 처리 유보됐다. 공연문화도시 육성의 핵심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며 시청이 안타까워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이번 사안과 관련해선 더 기본적인 측면부터 앞서 살펴야 한다고 믿는다. 철학적 전략적 입장을 먼저 정립해야 앞으로도 유사 사업의 추진에 진척이 가능할 것이란 암시가 그것이다.

이번에 나타난 첫 시빗거리는, 이미 문화 측면에서 편중 현상을 보이는 수성구에 추가로 또 공연 시설을 배정하는 게 바람직하냐는 점이다. 반대하는 측은, 그렇게 하는 게 도시 내 불균형 발전을 심화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전 국토 균형발전을 외치는 대구 입장과도 상치된다고 했다. 반면 문화 기능을 오히려 수성구로 집중시켜 도시 간 경쟁 우위를 확보한 뒤 그 효과를 대구 전체로 파급시키는 게 현실적이라는 주장도 있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따르는 만큼, 이게 훨씬 실현 가능성 높다는 것이다.

두 번째 시비는, 시 땅을 민간에 장기 무료 대여하는 게 과연 대구 이익에 부합하는가 하는 것이다. 20년 뒤 건물과 함께 기부채납 형태로 되돌려 받는다지만, 그때 가서 건물이 쓸모없어지면 어쩌냐는 말이다. 앞산수영장이 그러한 선례로, 16년의 사용기한이 끝나고 보니 안전조차 보장 안 돼 시청은 4억 원에 달하는 철거비만 덮어쓰게 됐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쉽게 판단 내릴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시설 기부채납 방식 또한 시 재정에 부담되더라도 유지하는 게 문화 인프라 확충에 유리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그렇더라도 이와 관련된 공감대부터 먼저 정립하지 않으면 혼란과 갈등을 해소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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