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양도세 면제 훈풍…아파트 분양시장 해빙 기미

정부의 양도세 면제 발표 이후 시공사들이 분주해지고 있다.

최근 발길이 끊어진 모델하우스를 찾는 실수요자가 늘고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문의전화가 이어지는 등 꽁꽁 얼어붙어 있던 매수세가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한동안 손놓고 있던 '판촉 방안' 마련에 다시 나섰기 때문이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사실상 대책이 없어 지난겨울 판촉을 중단했지만 양도세 면제 발표 이후 분양 시장 분위기가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며 "달아오르고 있는 수도권 분양 시장이 지방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다 전통적으로 3월부터는 매수세가 살아나는 만큼 업체마다 판촉 방안을 마련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부터 입주가 시작된 수성구 A단지 시공사는 미분양 물량 전세를 계획했지만 이번주 들어 분양으로 계획 변경에 나섰다.

전세계약은 임대기간이 지난 뒤 재판매에 나서야 하는 만큼 양도세 면제 혜택이 있는 올해 내에 판촉에 나서는 것이 회사 측 입장에서는 그나마 손실을 줄일 것으로 판단한 때문이다.

시공사 관계자는 "현재 분양가 50%를 입주 후 3~5년이 지난 뒤 납부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분양금의 절반을 몇 년 뒤에 내면 이자를 시중 금리로 따져볼 때 기간에 따라 10~20% 할인을 받게 되는 셈이며 등기 시점에 양도세 혜택을 받고 되팔 수도 있어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내년 준공 예정인 수성구 지역내 B단지 시공사는 50%가 넘는 미분양 물량에 대해 계약자가 입주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최종 계약' 여부를 판단하는 획기적인 판매 방안을 마련 중에 있다.

B단지 시공사는 "가계약을 한 뒤 입주 후 최종 계약 결정을 하게 되면 계약자 입장에서는 가격 하락에 대한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고 가격이 오르면 경제적 혜택을 볼 수 있다"며 "모델하우스를 찾는 수요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이 같은 분양 조건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분양 물량을 안고 있는 다른 업체들도 영업회의를 열고 '봄 시즌'에 맞춘 판촉 방안을 찾고 있어 숨죽였던 분양 시장 분위기가 3월부터는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공사들이 '시장 요구'(?)에 맞춘 분양가 할인 카드는 좀처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시공사 관계자들은 "늘어난 매수 문의 대부분이 '가격 할인' 여부"라며 "미분양 해결을 위해서는 떨어진 주택가격을 반영해 분양가 인하를 해야 하지만 기존 계약자 반발에다 효과가 없으면 오히려 가격만 내리는 꼴이 될 수 있어 분양가 할인보다는 조건 변경을 통해 신규 계약자에게 혜택을 주는 판촉 방안을 찾고 있다"고 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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