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환 추기경의 선종으로 그의 영향력과 뜻을 더 깊이 새기게 됐습니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대구 분향소가 설치된 계산성당에서 추도미사를 집전 중인 이재수 계산성당 주임신부는 하루 세 번씩 진행된 미사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김 추기경의 큰 뜻을 새기기 위해 직접 계산성당을 찾는 신자와 조문객들에게 큰 감동을 받은 듯했다. 계산성당에는 17일부터 19일 아침까지 1만3천여명가량의 추모 인파가 몰려들었다. 성당 앞마당과 옆문, 주차장까지 가득찬 인파는 가로등에 설치된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이재수 신부의 음성을 들으며 추도미사에 참여했다.
이 주임신부는 로마 교황 선종 때보다 훨씬 많은 추모객들이 계산성당을 찾았다고 전했다. 이 신부는 "김 추기경이 사회에 끼치신 영향력과 깊은 뜻이 선종 후에 입증되는 것 같다"며 "신부가 된 후 이토록 많은 추모객이 몰린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또 이 신부는 김 추기경을 기리는 현재의 사회 분위기를 그가 남긴 '통합과 정도'의 정신으로 해석했다. 이 신부는 "종파와 계층, 인종을 넘어서 모든 이들을 품고 배려했던 김 추기경의 정신이 선종 후에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제와 신앙인으로서 몸소 보여 준 인품과 지혜 역시 우리 사회에 큰 영향력을 남긴 것으로 풀이했다. 이 신부는 "항상 겸손한 자세로 신앙인으로 살아온 김 추기경의 일생이 많은 이들에게 큰 감동으로 다가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신부는 추도미사를 집전하면서 더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지난 16일 오후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진행된 사제연수 중 김 추기경의 선종 소식을 듣고 계산성당으로 복귀한 후 이 신부는 지난 3일간 김 추기경의 '상주'가 됐다. 하지만 이 신부는 부모님이 돌아가실 때와 다른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수만명의 추모객들이 눈물을 흘리는 가운데 진행된 추도미사의 의미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삶의 의미를 다시 새기고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신부는 "김 추기경이 남긴 가톨릭 신앙인으로서, 사회 지도자로서의 정신을 이어 사제로서의 삶이 더 큰 무게로 다가왔다"고 말을 맺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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