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 공간이 진화하고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하는 평생교육기관이 봇물을 이루는 가운데 아파트 속 '문화'교육 커뮤니티'가 새롭게 뜨고 있는 것. '삶의 질'에 대한 입주민 욕구가 커진데다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건설사 투자 전략이 맞물리면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의실'휴게실'독서실 수준에 머물던 아파트의 주민 공동시설이 입주민을 위한 교육 공간이나 취미'문화센터 수준으로 속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문화' 커뮤니티
'꽂꽂이, 플루트, 글짓기, 미술, 애드라짐, 뮤직가튼….' 문화회관이나 도서관에서나 열릴 법한 강좌가 아파트에서 이뤄지고 있다면 어떨까. 실제 대구 달성군 화원읍 삼성래미안 입주민들과 그 자녀 500여명은 아파트 커뮤니티센터 안에 마련한 교실 3곳에서 50여가지 문화강좌를 수강하고 있다. 건설사가 설계 때부터 아파트 문화 공간을 별도 고려한 대구 최초이자 유일한 사례다.
이곳 문화강좌는 시간이 지날수록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수강료가 쌀 뿐 아니라 외부 전문 강사들을 영입해 믿고 배울 수 있는 수준 높은 강의를 진행하기 때문이다. 입주민들은 굳이 먼 데 발걸음 할 필요 없이 바로 내 집 앞에서 자기 계발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도서관' 커뮤니티
달서구 월성1동 코오롱아파트엔 '하늘채도서관'이 있다. 자원봉사를 희망한 입주민들은 개관 준비를 위해 도서 분류법까지 익혔고, 두류도서관과의 도서 교류를 통해 좋은 책을 제때 구해 놓는다.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132㎡ 규모로 개관한 도서관은 단지 책만 읽는 공간이 아니다.
주말마다 논술'과학'영어 등 테마 수업을 열고, 방학 기간엔 동화구연'연극'비누공예'인형극 등 특별 교육 프로그램까지 준비했다. 지난해 8월엔 도서관 내에 시화전시까지 열어 부러움을 샀다. 광복절을 맞아 입주민과 입주민 자녀들이 나라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한 그림'사진'시화 100여점을 전시한 것.
▷'영어' 커뮤니티
대구 아파트 사이에서 가장 유행하는 교육 커뮤니티 분야는 다름 아닌'영어'다. 아파트 공동시설에 100m²남짓한 영어 커뮤니티 공간을 갖추고 원어민 및 국내 강사진이 유치부'초등부'성인반으로 나눠 입주민들을 지도한다. 원어민 강사를 만나는 기회가 흔치 않은 데다 시행사가 운영비를 부담하기 때문에 입주민 사이에 인기 만점.
대구에서는 현재 줄잡아 10여곳이 넘는 아파트가 단지 내 공동시설에 영어 교육 공간을 두고 있다. 입주를 앞둔 몇몇 아파트들은 호텔'병원'우체국 같은 테마별 공간까지 갖출 예정.
초기 영어 커뮤니티는 학원으로 분류돼 아파트 단지 내 설치에 대한 편법'위법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올해부터 사정이 바뀌었다. '비영리적 목적의 영어마을은 주민 공동시설로 인정한다'는 쪽으로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의 하나로 합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이전의 논란 때문에 커뮤니티 문을 잠시 닫았던 아파트 단지들 또한 속속 운영을 재개하고 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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