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첫 북극 탐험 피어리 사망

최초로 북극점을 밟은 미국 탐험가 로버트 피어리가 1920년 2월 20일 사망했다.

지리학과 측량학을 전공하고 해군에서 운하 건설을 위한 측량을 하던 피어리는 1886년 여름에 떠난 그린란드 여행에서 일생의 목표를 정한다. 북극점에 이르고 말겠다는 꿈이다. 이후 그가 걸어서 북극점에 도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무려 23년. 53세가 된 1909년에야 마침내 목표를 이뤄냈다.

북극점 정복에 앞서 그린란드를 공략하던 그는 동상에 걸려 발가락 7개를 자르는 불행을 겪게 된다. 그럼에도 "인간은 어떠한 고통에도 익숙해질 수 있다"고 말하며 1900년 처음으로 북극점에 도전했다. 몇 차례의 실패 역시 그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1908년에 52세가 된 그는 마지막 기회로 생각하고 북극점을 향해 떠났다. 그리고 1909년 4월 6일 북위 89도 57분에 이른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30시간 동안 얼음을 깨 바다 깊이를 재고 기상 관측을 한 뒤 돌아왔다. 지질학회의 인정을 받았지만 정복을 뒷받침할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실제 북극점에 이르렀느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어릴 때부터 북극 정복을 꿈꾸며 산악과 빙하지대를 탐험하던 아문센은 피어리의 선점 소식에 실망했지만, 목표를 바꿔 2년 뒤 남극점에 도달했다.

김재경 사회1부 차장 kj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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