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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달려본 '소백산마라톤' 풀코스는?

▲ 영주마라톤클럽 회원들이 소백산마라톤 풀코스를 답사하며 달리고 있다. 마경대기자
▲ 영주마라톤클럽 회원들이 소백산마라톤 풀코스를 답사하며 달리고 있다. 마경대기자

오는 4월 5일 영주시민운동장 일대에서 열리는 '제7회 매일신문 영주소백산마라톤대회' 신설 풀코스(42.195㎞)를 지난 15일 미리 달려봤다.

이날 소백산마라톤 풀코스 답사에는 영주시·시 체육회·시 육상경기연맹 관계자, 영주마라톤클럽 회원 등 30여명이 참가했다. 권군중(50) 영주마라톤클럽 회원이 5㎞ 구간별로 코스를 소개하고 달리는 요령을 안내한다.

◆출발~5㎞(시민운동장~서천교)

시민운동장을 출발, 제2 가흥교~영주역~서천교 앞 인공폭포까지 달리는 구간으로, 평탄주로가 펼쳐진다. 이곳에는 첫 번째 급수대가 설치돼 있다. 물 마시기를 게을리하면 후반에 탈수현상이 올 수 있으므로 갈증이 오기 전에 미리 물을 마셔두는 것이 좋다.

◆5~10㎞(서천교~안정면·순흥면 경계)

서천교에서 완만한 오르막길을 따라 500m 정도 달리면 영주를 둘러싼 소백산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상가나 집이 많지 않아 도로가 한적하다. 하지만 한폭의 그림처럼 펼쳐진 소백산을 바라보며 달리다 보면 큰 지루함 없이 10㎞지점인 안정면 동촌리 피끝마을에 도착한다. 단종복위운동으로 멸문지화를 당한 곳으로 순흥도호부의 상징인 순흥 땅과 닿아 있다. 아직 초반 레이스인 만큼 오버페이스는 금물. 10㎞ 급수대에서 물을 충분히 먹어두는 게 좋다.

◆10~15㎞(순흥면 경계~순흥면 소재지)

출발선상의 흥분과 초조함을 잊고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진다. 풀코스 참가 경험과 자신의 능력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할 때다. 기록에 연연해 서둘러서는 안 된다. 순흥면 소재지로 접어드는 길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오르막이므로 페이스 조절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15~20㎞(순흥면 소재지~단산면 경계)

역사가 살아 숨쉬는 순흥 땅이다. 소수서원, 선비촌, 압각수, 청다리 등 사연을 간직한 유적지들이 많다. 선비정신을 되새기며 올바른 마음가짐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소수서원과 선비촌을 지나면 2㎞ 정도 가파른 오르막이 나타난다. 전 구간을 통틀어서 가장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자칫 페이스가 흐트러질 수 있는 구간이다. 보폭과 팔의 스윙을 작게 해 에너지 소모를 줄여야 한다. 오르막을 지나면 단산면 땅으로 급한 내리막이다. 리듬을 타고 가볍게 달리며 오르막 길에 쌓인 피로를 회복하자.

◆20~25㎞(단산면 경계~반환점~단산면 일원)

상당한 피로가 밀려올 구간이다. 다리는 무거워지고 팔 동작도 부자연스러워질 것이다. 팔과 어깨를 가볍게 풀어주며 후반 레이스에 대비해야 한다. 22.3㎞ 지점이 반환점이다. 단산면 소재지를 지난 23㎞ 지점에서 왼쪽으로 90도 방향을 틀면 중앙차로가 없는 한적한 시골길이다. 영주 시내로 돌아가는 길이다. 여기서부터 골인지점까지는 평탄한 내리막길이다. 25㎞ 구간 급수대에서 몸에서 빠져 나간 수분을 보충해야 된다. 완주를 생각한다면 속도를 조금 줄일 필요도 있다.

◆25~30㎞(단산면 일원~순흥면 경계)

시골길의 연속이다. 몸의 피로가 극에 달하고 포기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구간이다. 준비가 부족했거나 무리하게 초반 레이스를 펼쳤다면 자칫 용기를 잃고 걸을 수도 있다. 이제 진정한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된다. 마라톤은 이때부터다.

◆30~35㎞(순흥면 경계~영주시 장수교)

32㎞ 지점부터는 이미 달려본 구간이다. 피끝마을에서부터 2개의 작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있다. 오르막 길이 소백산보다 더 높게 느껴지는 구간이다. 훈련을 충분히 했다면 남은 10여㎞를 극복하겠지만 초반 오버 페이스를 했거나 훈련이 부족했다면 급격한 체력 저하로 고통받을 것이다. 페이스 조절에 성공했다면 35㎞ 지점(장수교)부터 속도를 내 기록에 욕심을 내볼 만하다. 젖먹던 힘까지 내야 한다.

◆35~42.195㎞(장수교~골인 지점)

풀코스의 벽을 실감하는 구간이다. 바닥난 체력 대신 정신력으로 버텨야 한다. 아치형 도로를 넘어서면 37㎞ 지점에서 서천변을 따라 길게 늘어선 아파트가 눈에 들어온다. 고통은 극에 달하고 뼈마디가 수신다. 40㎞ 지점, 영주시립도서관 앞 팔각정을 지나면 이제까지의 고통은 감격과 희열로 바뀌게 된다. 마애삼존불상을 끼고 우측으로 돌면 영주시민운동장이 한눈에 들어온다. 골인을 축하하는 뜨거운 박수에 그간의 고통은 말끔히 사라지고 가슴은 뜨거워질 것이다. 완주한 마라토너에겐 기록이란 부산물이 남아 새로운 동력을 부여하게 된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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