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남 윌 프리먼(휴 그랜트 분)은 백수다. 부모가 물려준 유산으로 '한량 생활'을 하며 여자 꼬시기에 여념없다. 아버지가 남긴 크리스마스 명곡은 매달 엄청난 금액의 로열티를 윌에게 입금한다. 낮시간에 명품 브랜드 쇼핑과 헤어스타일 가꾸기로 시간을 보내는 윌은 어두워지는 밤이면 데이트 상대를 찾아나선다. 단 즐기기 위한 짧은 여성이어야 한다. 결혼은 무덤이며 굳이 친구들이 왜 결혼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책임감 제로, 능력 제로, 인간성 제로인 윌은 단지 자유로운 영혼이길 원한다. 어느날 그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여자 찾는 법에 몰두한다. 그리고 싱글맘이 조건에 맞는 상대라는 결론을 내린다. 시커먼 속내를 가지고 '혼자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의 모임'에 참가한다. 그곳에서 우연히 12세 왕따 소년 마커스(니콜라스 호울트)를 만난다. 윌은 소극적이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마커스에게 아빠와 같은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 마커스를 가르치면서 마음 속에 내재된 부성을 깨닫는 것이다.
'어바웃어보이'는 닉 혼비의 1998년 작 동명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브리짓 존스의 일기' 독신남 버전인 이 영화는 개봉 당시 평론가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당시 스타워즈 에피소드Ⅱ와 함께 개봉했지만 이에 뒤지지 않았다. 첫 주 856만달러의 수입을 올리며 박스오피스 4위에 오르는 성적을 기록했다. 또 그해 런던에서 열린 런던 비평가협회 시상식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며 작품의 완성도를 입증했다.
관객과 비평가들은 우선 원작의 탄탄한 구성과 이를 바탕으로 완벽한 재현을 이뤄낸 휴 그랜트에 높은 점수를 줬다. 휴 그랜트는 개성 있는 표정 연기와 바람둥이의 전형을 온몸으로 보여주며 극적 몰입도를 높였다. '아메리칸 파이'의 연출가 웨이츠 형제의 작품 구성도 돋보였다. 바람둥이이자 미혼남의 입장에서 가족의 의미와 정의를 유머러스하게 풀어냈다. 영화 보는 내내 흐뭇한 감정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개봉당시 USA 투데이는 "지금까지 영화가 그 원작소설만큼 훌륭했던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그 최고 경계까지 도달했다"고 극찬했다. 22일 오후 2시 40분 EBS TV를 통해 만날 수 있다.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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