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옳소 맞소 그렇소

金烏千秋月(금오천추월'금오산 천년의 달이요), 洛東萬里波(낙동만리파'낙동강 만리의 파도로다), 漁舟何處去(어주하처거'고기잡이 배는 어디로 갔는고), 依舊宿蘆花(의구숙노화'옛날같이 갈대 꽃에서 자도다).' '~너와 내가 처음 만나 사랑 맺은 금오산~/낙동강 굽이치는 살기좋은 내 고장~.'

선산 도개에서 용맹정진했던 진종 대종사가 1886년 여름 낙동강을 건너면서 읊었다는 오도송과 구미시의 노래인 '구미의 찬가'에 나오는 가사의 일부 내용이다.

이런 오도송이나 찬가가 아니더라도 구미 하면 역시 떠오르는 것은 금오산과 낙동강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근대화의 상징이요, 한국 수출의 한 축인 구미공단이 구미 대표 이미지로 추가됐다. 대자연과 공단, 이 두 요소로 잘 알려진 구미가 요즘 침울하다.

경기침체에 따라 근로자 수가 20년 전 수준으로 내려앉고, 일부 대기업체 연구개발인력의 수도권 이전 움직임 때문이다. 다행히 우려됐던 생산라인의 유출은 없었다지만 경제난으로 구미 분위기는 밝지만은 않다.

이런 탓인지 요즘 구미시민들 사이에선 '긍정적인 사고로 어려움을 이기자'는 구호들이 애용돼 화제다. 특히 소띠 해를 맞아 관람객 '100만 명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운 영화 '워낭소리' 영향인지 소(牛)를 비유한 재미있는 구호가 인기다. 즉 '소 세 마리 잘 키워 지역을 살리자'는 의미를 가졌다는 '옳소! 맞소! 그렇소!'라는 '3소'가 그것. 이 '3소'는 부정적 생각 대신 긍정적 사고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자는 속마음을 담고 있다.

또 'Yes Gumi!'도 잘 사용되는 구호. 이는 "언제, 어디서, 누가 불러도 '예스'라고 대답하는 긍정의 도시, 꿈의 도시, 그곳이 바로 구미입니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선연설을 통해 실의에 빠진 미 국민들을 하나로 묶은 '우리는 할 수 있다'(We can do. Yes, we can)도 선호 구호. 구미공단 한 업체는 'We can do it'이란 문구가 든 대형 천을 공장 벽면에 걸어놓았다.

긍정의 사고는 자신을, 그리고 가정을, 나아가 직장과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다. 40만 인구의 평균연령이 32.3세일 만큼 젊은 구미. 구미를 살리는 긍정의 구호들과 구미사랑이 고 김수환 추기경이 남긴 '사랑하세요'처럼 널리 퍼지길 기대해본다.

정인열 중부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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