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봄 바람 타고오는 아리아, 발레

대구오페라하우스 기획 공연 내달 14일부터 '스프링 러브 시리즈'

사랑과 봄을 테마로 한 대구오페라하우스 기획 공연, '스프링 러브 시리즈'(Spring Love Series)가 다음달 14일부터 관객들을 찾아간다. 오페라 아리아 선율로 감미로운 사랑을 속삭이는 '화이트데이 콘서트'를 시작으로 2008 브런치 오페라 최고 흥행작인 '라 트라비아타'와 '사랑의 묘약'을 그랜드 오페라로 재편성해 무대에 올린다. 또 러시아 최정상 안무가 '보리스 에이프만'을 초청, 현대 발레이자 드라마 발레의 진수인 '안나 카레리나' 공연을 펼친다.

오페라하우스는 다음 달 14일 사랑하는 연인을 위한 '화이트데이 콘서트'를 연다. 2009 기획공연 오디션 선발자 중 실력 있는 성악가 15명과 뮤지컬 가수 박소현이 출연, 달콤한 사랑을 연주한다. 대구오페라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오페라 '박쥐' 서곡 연주를 시작으로 오페라 세빌리아의 이발사 중 '방금 들린 그대 음성'과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 중 '그리운 시절은 가고' 등 감미로운 아리아를 선보인다. 뮤지컬 가수 박소현은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의 삽입곡 '당신이 나를 받아준다면'과 '언젠가 꿈 속에'등을 열창한다. 이 외에도 오페라 돈 카를로 중 '그녀는 결코 나를 사랑한 적이 없어'와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중 '광란의 아리아'가 선사된다. 사랑의 배신으로 결국 자기 파괴로 치닫는 가련한 여인 루치아의 절규를 담은 '광란의 아리아'가 관객의 감성을 자극한다. ▶공연 안내=3월 14일 오후 5시/오페라하우스/3만~5천원/053)666-6153.

오페라 아리아를 중심으로 한 가벼운 형식의 살롱 음악회와 함께 그랜드 오페라도 선보인다. 오페라하우스는 다음 달 17일, 19일 이틀간 '사랑'을 주제로 한 희비극 오페라 2편을 무대에 올린다. 치명적인 병을 앓고 있는 고급 창부 비올레타와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된 알프레도의 금지된 사랑을 그린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와 순박한 청년 네모리노의 억척스러운 사랑을 희가극으로 풀어낸 오페라 '사랑의 묘약'이 관객을 찾아간다.

'길을 잘못 든 여인'이라는 뜻의 '라 트라비아타'는 부유한 후원인의 정부로 비참한 생활을 하는 비올레타가 사랑에 빠지고 이를 통해 삶을 마감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비올레타는 알프레도를 사랑하지만 신분의 한계로 인해 사랑을 접는다. 그리고 그 몰래 창부 생활로 다시 돌아가 알프레도를 그리워하며 죽음을 맞는다. 한때의 실수로 희망조차 가질 수 없는 비올레타의 치명적인 사랑이 감미로운 아리아 선율로 되살아난다. ▶공연 안내=3월 17일 오후 7시 30분/오페라하우스/3만~5천원/053)666-6153.

다음 달 19일 공연될 오페라 부파, 희가극인 '사랑의 묘약'은 21세기 현대판 오페라를 지향한다. 못생긴 얼굴과 불룩하게 튀어나온 배 등 보잘것없는 형상을 한 주인공 네모리노가 도도하고 앙큼한 아디나의 사랑을 얻는 과정이 코믹하게 펼쳐진다. 순박한 청년의 어눌한 사랑이 웃음과 눈물, 한숨으로 한데 뒤섞여 희화화된다. 결국 네모리노는 사랑을 얻기 위해 마시기만 하면 모든 이의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특효약 '사랑의 묘약'을 믿게 된다. 사랑에 울고, 사랑에 웃고, 사랑에 속는 뻔한 스토리지만 21세기 사랑 역시 이 궤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현실이라 더욱 와 닿는 작품이다. '사랑의 묘약' 연출을 맡은 홍석임씨는 "1832년 초연 작품이지만 사랑을 통해 드러난 질투와 간절함, 아픔 등이 사실적인 재현을 통해 그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 안내=3월 19일 오후 7시 30분/오페라하우스/3만~5천원/053)666-6153.

스프링 러브 시리즈의 대미는 드라마틱 발레로 부활한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가 장식한다. 러시아 대표 안무가 보리스 에이프만은 연극 요소가 강한 '현대 발레'를 통해 관객과 소통하는 예술가다. 러시아의 토니상으로 불리는 최고 권위의 예술상인 '황금 마스크상'과 러시아 예술계에 큰 공헌을 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트라이엄프상' 등을 수차례 받으며 러시아의 국민적 안무가로 칭송받았다. 러시아 개방 후엔 프랑스, 독일, 폴란드 등 유럽 공연을 통해 그의 예술성을 펼쳤다. 프랑스 문화장관으로부터 '예술문학훈장'을 받으며 실력을 입증받기도 했다. 미국에서도 그의 작품은 큰 인기를 끌었다. 에이프만 발레단 창단 30주년이 되는 2007년엔 전미 투어 공연을 가졌다.

한편 그의 작품은 현대 무용과 고전 발레의 접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고전 문학의 철학적인 주제를 발레의 테크닉과 현대 무용의 표현력으로 승화시킨 그의 작품은 관객들에게 충격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안나 카레리나는 주인공 안나와 남편 카레리나, 젊은 청년 브론스키가 만들어내는 트리오 춤이 숨막힐 듯이 펼쳐진다. 아크로바틱에 가까운 동작엔 안나의 열정과 배신, 욕망과 파멸 등이 그대로 녹아나 관객들의 눈을 의심케 만든다. ▶공연 안내=3월 22일 오후 5시/오페라하우스/5만~1만원/053)666-6153.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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