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우내 계속된 가뭄으로 안동댐 상류 낙동강 흐름이 완전히 끊겼다. 봉화 명호천 등 낙동강 본류는 물론이고 동계천·토계천·재산천·운곡천 등 안동댐으로 흘러드는 상류 하천 곳곳마다 군데군데 물구덩이만 형성돼 있을 뿐 여울은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다. 임하댐도 마찬가지다. 청송 용전천과 영양 반변천 등 댐 상류 주요 하천 물 흐름이 모두 멈췄다.
이 때문에 낙동강 중·하류수역 주민 식수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안동·임하 양댐 저수량도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22일 현재 안동·임하댐 저수량은 양댐 모두 합해 5억2천만t(안동댐 3억6천만여t, 임하댐 1억6천만여t). 이는 양댐 만수위 총 저수량 18억4천만t의 3분의 1 수준으로, 저수율이 모두 30%(안동댐 29%, 임하댐 26.2%) 이하로 떨어졌다.
그러나 이마저 유지할 수 없는 상태다. 낙동강 중·하류 수역 주민식수와 농·공업용수 등 각종 용수 공급과 하천유지수 확보를 위해 양댐은 최소 하루 200만t씩 흘려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안동댐은 상류 유입수량이 '0'인 상태에서 초당 18.3t(하루 158만t)씩, 임하댐도 초당 5.6t(하루 48만4천t)씩 댐 물을 하류로 방류하면서 양댐 수위는 각각 매일 6㎝, 3㎝씩 내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봄철 갈수기를 맞아 가뭄이 계속되면 댐수위 하락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댐측은 오는 5월쯤 다목적(多目的)댐 기능 중 수력발전 기능을 상실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2일 현재 136.3m인 안동댐 저수위는 겨울가뭄이 시작된 지난해 11월 초 143.5m에서 7m나 낮아졌으며, 임하댐도 지난 11월 초 144.4m에서 4m나 낮아진 140.25m를 기록하는 등 양댐 모두 발전사수위(수력발전이 불가능한 수위) 130m와 137m를 고작 6.5여m와 3.4여m만 남겨두고 있다. 오는 5월쯤 댐측의 우려가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지난겨울 동안 안동댐 상류 봉화와 태백지역 댐 유역권 1천584㎢에 내린 강수량은 11월 8㎜, 12월 10.5㎜, 1월 7.4㎜ 등 모두 합해 25.9㎜이며, 영양 청송지역 1천351㎢의 임하댐 유역권에도 11월 7.7㎜, 12월 9.9㎜, 1월 3.9㎜를 기록하는 등 평년의 절반도 채 안 되는 '100년 빈도 가뭄'(100년만에 한번 올까말까 한 가뭄) 강수량을 기록했다.
20일과 22일 경북 북부지역에 내린 4∼5㎝의 적설량도 댐 저수량 제고는 물론 겉가뭄 해소에도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 때문에 안동댐 상류수역인 안동시 예안면 서부리 등지에는 줄어든 저수량으로 댐 바닥이 드러나면서 주민들을 수송하던 관공선 5척 중 4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식수난도 발생해 남선면 외하리 상무수 마을 등 19개 마을 141가구(330명)가 현재 소방서가 날라다 준 물을 식수로 쓰고 있으며, 와룡면 서현리 새마을 등 12개 마을 237가구(550명)도 제한급수를 받고 있다.
영주·봉화지역도 지난해 10월부터 봉화 춘양면 서벽리 새말동네 등 168곳에 모두 376t의 생활용수를 지원했다. 지금까지 영주 봉화지역 식수난에 동원된 소방차는 모두 168대나 된다. 이 같은 상황은 낙동강수계 여타 다목적댐도 같은 처지로 22일 현재 각 댐 저수율은 남강댐이 18.1%로 가장 낮고, 합천댐 23.5%, 밀양댐이 49.5%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댐 물관리가 비상 상황에 처하자 안동권관리단은 23일 오전 안동댐 정상부에서 가뭄 극복을 염원하는 기우제를 지냈다. 1976년 안동댐 축조 이래 가뭄으로 수자원공사가 기우제를 지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여재욱 안동권관리단장은 "천재인 가뭄을 극복하고자 하는 전 직원의 마음을 하늘에 전하기 위해 기우제를 마련했다"며 "기우제를 계기로 지역 주민들이 가뭄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물절약 운동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권동순·엄재진·마경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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