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과메기 생산업자 '세금 폭탄'

포항의 대표적인 겨울철 특산물인 구룡포과메기 생산 업자들이 '세금 노이로제'에 걸렸다. 포항세무서가 사상 처음으로 구룡포과메기 생산업체 2군데에 대해 지난해 전격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한 데 이어 A업체에는 1천800만원, B업체에는 230만원의 추징금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400여개에 달하는 구룡포과메기 업체들은 규모가 영세하거나 1차 산업이란 이유로 그동안 세금 추징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웠으나 세무 당국의 방침 변경으로 비상이 걸린 것. 더욱이 추징금이 부과된 2개 업체와 매출 규모가 비슷한 20여개 생산업체들은 소득 자진신고를 준비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일부 업체들은 "2개 업체가 소득신고를 하지 않아 세무조사를 받은 만큼 자진신고로 세금 소나기를 피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세금추징을 둘러싸고 포항시와 포항 세무서 간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

세무서 측은 과메기 생산업체의 연간 생산량과 매출액을 집계하는 포항시에 자료 제공을 끈질기게 요청하고 있으나 시는 과메기 생산량 추이를 참고하기 위해 만든 통계자료여서 산정 근거 등이 부정확하다며 거부하고 있는 것.

실제 포항시는 지난해 구룡포과메기 연간 매출액을 501억원으로 발표했으나, 구룡포 현지 어민단체들은 "터무니없이 부풀려졌다'며 "지난해 매출액은 300억원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영세한 생산업체들이 과메기 원료 공동구입이나 계통출하 등 공평과세를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된 후 정확한 매출자료에 근거해 세금을 부과하고 징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대해 포항세무서 관계자는 "제보와 자동선정으로 2개 업체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했으며 납세 분위기 확산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강병서기자 kb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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