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취수점 안동호 이전에 필요한 노력들

대구 상수 원수 낙동강 취수점 이전이 추진된다고 한다. 한나라당과 대구시 지도부가 지난 20일 대구 취수를 안동호로 옮기기로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환경부'기획재정부 장관의 적극 협력 약속도 있었다고 했다. 곧 진행될 추경을 거쳐 설계 절차를 밟은 뒤 내년 착공해 3년 내 완공한다는 공사일정이다.

말대로 성사된다면 대구 상수도 역사에 대전환이 아닐 수 없다. 대도시 수돗물이 최소한 공업폐수의 위협으로부터는 거의 자유로워지는 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적잖은 사람들이 오래 전부터 바라왔는데도 워낙 많은 선결과제들 때문에 쉽게 공론화하지 못하던 일이 급진전되는 게 놀라울 정도다.

다만 문제는, 여당과 정부가 동의하고 나섰다는 것 외엔 그 많은 선결 과제들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다. 정부의 수질 개선 노력이 소홀해져 낙동강이 정말 폐수천으로 변해 갈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이 무엇보다 크다. 부산과 경남이 이미 유사한 문제를 놓고 큰 충돌을 빚고 있듯, 낙동강 유수량 감소를 우려해 경북 시'군들이 반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안동호로 흘러드는 상류의 광산 및 제련소 폐수나 화학물질이 대구시민들의 새 걱정거리가 될지도 모른다.

김범일 시장이 퇴근시간에 급히 기자들을 불러 이전 합의 소식을 전한 것은 그만큼 흥분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전 문제를 너무 쉽게 생각하다간 진척시키기 힘든 일을 만날 수도 있다. 유량 확보와 수질 개선을 통해 낙동강 유역 주민들을 안심시키는 보다 큰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말이다. 눈을 더 넓게 떠 정부의 4대강 살리기 프로젝트 등에서 길을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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