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속의 인물] 한반도 무단통치 데라우치

훌륭한 사람만 등장시킬 수는 없다. 우리에게 치욕과 굴종을 안겨준 인물도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래야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852년 오늘 태어난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의 삶을 한번 살펴보자. 1910년 5월 3대 조선 통감으로 부임해 그해 8월 29일 庚戌國恥(경술국치·한일합방)를 강행, 오욕의 역사를 쓰게 한 군인이다. 이후 초대 조선총독으로 무단통치를 하며 한반도를 온통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그 악랄한 토지조사사업도 그의 작품이다. 이로 인해 전 국토의 40%에 해당하는 전답과 임야가 조선총독부 소유가 됐고 수백만명의 자작농이 화전민, 노동자로 전락했다. 1916년 총리대신으로 자리를 옮기자마자 시베리아 침략을 주장하는 등 군국주의자다운 면모를 보였다.

조슈(현 야마구치현)에서 무사 집안의 셋째 아들로 태어나 보신전쟁(戊辰戰爭)때 막부파와 싸웠고 사쓰마 반란, 러일전쟁에 참전해 최고사령관까지 올랐다. 그저 생각 없이 칼이나 휘두르는 사무라이가 정치를 이끌었으니 우리 민족은 물론, 결과적으로 일본 국민까지 불행하게 만든 것은 당연한 결과다.

박병선 사회1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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